[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그룹의 지주사인 (주)LG의 하현회 부회장이 LG유플러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LG유플러스는 16일 권영수 부회장이 (주)LG로 이동하고, 하현회 부회장이 LG유플러스를 맡는다고 밝혔다. 일종의 맞 트레이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주사 (주)LG의 대표이사로 권 부회장을 택한 것은, 재무통인 권 부회장을 페이스 메이커로 삼아 그룹 전반의 경영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 부회장의 LG유플러스가 보여줄 미래에 시선이 집중된다. 이동통신 시장 3위에 머물러 있는 LG유플러스가 하 부회장의 지휘로 언더독 효과(약자가 극적으로 승리하는 일)를 일으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권 부회장 체제가 당분간 큰 변화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몇몇 지점에서는 변화가 불가피 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면한 과제는 5G 시대의 대응이다. 내년 5G 상용화가 예정된 가운데 통신3사는 현재 주파수 경매까지 마쳤다. LG유플러스는 주력인 3.5GHz 대역 주파수에서 타사 대비 적은 주파수를 확보한 가운데, 통신장비 선정부터 5G 먹거리 창출까지 고민해야할 부분이 많다. 특히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손도 잡기로 결정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한다는 기조가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

▲ 하현회 부회장이 LG유플러스를 맡는다.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케이블 방송사 인수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케이블 방송사를 조만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하 부회장도 콘텐츠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내 하 부회장의 LG유플러스가 어떤 콘텐츠 합종연횡 전략을 구사할지 주목된다.

하 부회장은 2012년부터 2년간 (주)LG 시너지팀장을 맡으며 모바일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 솔루션 및 친환경 자동차부품 등 그룹 주력사업과 차세대 성장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맡아 울트라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 차세대 TV 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사업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통신시장에 대한 전문성이다. 하 부회장이 오랫동안 LG디스플레이에 근무하며 디스플레이 업계에 대한 이해도는 높지만, 통신업무를 잘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5년 (주)LG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하며 LG유플러스 등기임원을 맡았으나 통신사 수장이 되기에는 무리라는 뜻이다.

LG유플러스는 “하 부회장은 ㈜LG에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LG유플러스의 본원적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시장 개척을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LG유플러스의 5G와 유료방송 등 미래 핵심 분야는 기존의 한계를 뛰어 넘어 과감한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데 앞장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