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 비욘드팜은 6차산업 제품 브랜드의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 BI)를 통일한 최초의 매장이다. 농촌에서 만든 우수한 제품의 수도권 판로 확대를 위해 개설됐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성은 기자

우리 농업·농촌의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농촌융복합산업, 이른바 6차산업 육성에 많은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서울 도심에 농촌융복합산업 판매관 ‘비욘드팜(Beyond Farm)’ 1호점이 첫 개장을 했다. 비욘드팜은 6차산업 제품 브랜드의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 BI)를 통일한 최초의 6차산업 우수상품 판매관이다. 농촌에서 만든 우수한 제품의 수도권 판로 확대 및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개설됐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이용에 익숙한 일반 소비자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다. 그러나 100% 우리 농산물로 만들었기 때문에 적어도 원료와 안전성 면에서는 충분히 믿을 수 있고, 허니버터은행·복숭아와인 등 지역 특색을 잘 살리면서 개성 넘치는 제품 구색도 어느 정도 잘 갖춰진 편이다. 직접 비욘드팜 1호점을 찾아 소비자의 눈으로 살펴봤다.

▲ 지난 7월 11일 개장한 서울 송파구 농촌융복합산업 판매관 ‘비욘드팜(Beyond Farm)’ 1호점.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성은 기자

도심 카페형 판매관으로 소비자 접근성 높아 장점

비욘드팜 1호점은 서울 송파구 산림조합중앙회 1층 임산물유통센터에 있다. 인근에 롯데월드와 석촌호수가 있고, 바로 맞은편에 잠실 레이크팰리스 단지가 있다. 꽤 상권이 괜찮은 편이다. 매장은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다. 기존의 산림조합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티:숨(Tea:sum)’ 카페 안에 있는 임산물 전문 판매관을 리모델링해, 임산물 외에도 비욘드팜 브랜드로 인증 받은 6차산업 우수상품을 진열·판매하고 있다.

즉, 소비자가 카페를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농촌의 우수상품에도 관심을 가지고,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도심 카페형 판매관이다. 판매관 규모는 10여 평 정도로, 조금은 협소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진열상품 종류는 꽤 많아 보였다. 비욘드팜 1호점에 진열된 상품은 현재 254개 품목(농산물 55개·가공식품 199개)으로, 나물류, 버섯류, 곡물류, 꿀, 와인, 즉석된장국, 아이용 영양과자 등 구성이 다양한 편이다.

▲ 비욘드팜 1호점은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다. 산림조합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티:숨(Tea:sum)’ 카페 안에 있는 임산물 전문 판매관을 리모델링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성은 기자

100% 국산에 가격 부담도 적어 단골층 형성 기대

매대를 살펴보니 전반적으로 소비자 건강을 고려한 웰빙(Wellbeing) 제품과 나물류와 곡물류, 유지류, 꿀 등의 구성이 많았다. 건강 기능성 상품으로는 해남땅끝벌꿀, 산삼주, 단양아로니아, 발효황칠진액, 발효차, 오미자진액 등 건강즙이나 웰빙차 제품 중심으로 진열됐다. 제품 가격대는 대부분 몇 천 원대에서 1~2만 원대로 부담 없는 수준. 선물용으로도 괜찮아 보였다.

시중 대형마트나 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개성의 상품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냉장 쇼케이스에 진열된 허니버터은행·요거트은행·감귤은행 등 이색 견과류 제품은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7 시알차이나(SIAL CHINA)’ 박람회에서 맛과 품질 면에서 혁신제품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참고로 시알차이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식품전문박람회다.

경상북도 영천의 특산물인 복숭아로 만든 ‘고도리 복숭아와인’도 꽤 이색적인 상품이다. 여름 제철과일인 복숭아 100%로 만든 와인으로, 달콤한 향과 풍미 때문에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다. 강원도 양구지역 특산물인 시래기로 만든 ‘펀치볼 즉석 시래기 된장국’은 언제 어디서나 따뜻한 물만 있으면 간편하게 맛있는 된장국을 맛볼 수 있어,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면서도 간편함을 선호하는 혼밥 하는 1인 가구에게 적합한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 표준영 비욘드팜 판매실장이 제품을 진열 중에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성은 기자

표준영 비욘드팜 판매실장은 “매장을 개설한지 이틀밖에 되지 않아 비욘드팜 제품 반응에 대해 당장 뭐라 말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제품 품질 대비 가격 부담이 크게 없기 때문에, 입소문만 잘 난다면 이전부터 매출실적이 높은 나물류·꿀·들기름을 중심으로 건강즙과 웰빙차, 견과류, 유아용 현미과자 등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표 실장은 “주 소비층은 과거 임산물 전문매장 때부터 자주 이용한 인근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50~60대 이상의 소득수준이 높은 중·장년층이 될 것”이라면서 “일반 특산물판매관과 다른 도심 카페형 판매관인 특성상, 카페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비욘드팜 제품들을 살펴보면서 구매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비욘드팜 매장에서 우엉차를 구입한 어느 40대 소비자(여)는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티숨 카페를 찾는 편인데, 오늘 와보니 비욘드팜 매장이 생겨 한번 둘러봤다”며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가깝고, 가격은 그리 비싼 수준이 아닌데 100% 국산 제품이라 자주 먹는 잡곡류나 참기름, 나물류 등은 여기서 사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이 비욘드팜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성은 기자

수도권 중심으로 비욘드팜 추가 개설 계획

이전에 운영된  6차산업 상품 판매관이나 우수농산물 판매관의 대다수는 단기 임대매장인 특성 때문에 판로개척 성과를 얻기에는 다소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비욘드팜 1호점은 상시 운영되며, 일종의 테스트마켓으로 활용될 방침이다. 비욘드팜은 전국 각 시·도에 운영되는 6차산업 안테나숍(28개소)의 진열 제품들 중 소비자 반응이 우수한 제품 위주로 판매되며, 정기적으로 제품 구성과 진열에도 변화를 줄 방침이다. 이처럼 비욘드팜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수도권 소비자 대상 판로확대의 선도매장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는 11일 개장식에서 “비욘드팜 1호점이 전국 1500여 개의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경영체에게는 정성을 다해 만든 제품을 선보이는 반가운 장터가 되고, 소비자에게는 우리 농촌에서 만든 믿을 수 있는 농식품을 만날 수 있는 도·농교류의 장터가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 서울 등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을 대상으로 비욘드팜 판매관을 추가 개설해 수도권 소비자의 접점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