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구광모 LG회장이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의 자리를 바꾸는 첫 고위 임원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 회장이 권 부회장을 LG그룹의 2인자로 불러들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LG그룹은 공식적인 인사가 난 것이 아니라 관련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밝히기 어렵다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재계는 권 부회장의 지난 행보를 보면 왜 구 회장이 권 부회장을 선택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먼저 권 부회장은 LG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쳤고,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는 장점이 있다. 권 부회장은 LG전자에서 최고재무관리자(CFO)로 2006년에 사장으로 승진했고, 이후 LG디스플레이 대표,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역임한 후 LG유플러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새로운 분야를 맡으면 이른 시간 안에 업무파악을 위해 전문서적을 읽고 공부하는 스타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에 부임했을 때 전문지식을 익히기 위해 취임 초 맹렬한 공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저돌적인 업무 스타일로 인한 신규 사업 투자와 구조조정에 능하다는 것도 권 부회장의 특징으로 전해진다. 권 부회장은 1999년 LG전자서 근무할 당시 네덜란드 필립스에서 16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해 LG디스플레이의 전신인 LG필립스 LCD출범에 핵심 역할을 했다.

권 부회장은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시절에도 해외영업에서 공격적 스타일을 유지했고,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재직시에도 CJ헬로 인수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등 공격적 업무 스타일을 보였다.

이런 이유에서 구광모 회장 체제로 바뀐 LG그룹 내 계열사 교통정리나 인사, 신사업 발굴 등에서 권 부회장의 역할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이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경영수업을 받을 당시 권 부회장도 CFO자리에 있어 개인적인 인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통인 권 부회장이 40대인 구 회장의 든든한 조력자로서 LG그룹을 총괄하는 지주사 ㈜LG를 어떤 방식으로 변모시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사회와 주주총회 즈음에 권 부회장의 ㈜LG 부회장 이동 배경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LG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친 권 부회장이 구 회장의 새로운 경영방침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와 LG유플러스는 1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사내이사 선임 건과 대표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논의한다. 이후 주주총회를 거쳐 권 부회장과 하 부회장은 대표이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