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원들은,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대부분의 기업이 관세 부과로 인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가정하고, 미국 가구 피해를 추정했다.    출처= Hefty Wealth Partner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무역 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세계 최대 두 경제 대국(G2)간 무역 전쟁은 국제 관계와 세계 경제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의 반격에 미국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미국의 일반 보통 가정에는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프린스턴대 키릴 보루사야크 교수와 런던정치경제대의 사비에르 자라벨 교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미국 가구당 최대 270달러의 피해를 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연구 결과에 대해 기업과 소비자가 반응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정치로만 이해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대부분의 기업이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가정했다.

▲ 미국 가정이 입을 피해. 출처= 뉴욕타임스 그래프 캡처

미국은 올해 초 세탁기와 태양광 에너지 전지와 패널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시작으로, 철강· 알루미늄 수입품, 그리고 수백 가지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800억달러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것만으로도 미국의 가구당 피해액은 연간 평균 60달러(6만 7500원)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미국의 평균 가구 소득(연 6만달러)의 0.1%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주 발표한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가 시작되면(9월 초부터) 미국 가구의 연간 피해액은 평균 127달러(14만 3000원)로 늘어날 것으로 이들은 추정했다. 

▲ 2000억달러 관세부과를 추가할 경우 미국 가계가 입을 피해규모. 출처= 뉴욕타임스 그래프 캡처

이 수치들은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등 다른 요인은 빼고 순수하게 관세 부과에 따른  소비자 물가 상승 효과만이 반영된 수치다. 실제로는 피해 규모가 이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뜻이다.

두 교수는 이번에 나온 수치가 전체 손실액을 미국 가구 수로 나눈 일종의 '평균'에 불과한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제로 세탁기나 자동차를 살 계획이 있는 가정집의 경우, 실제 손실액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캠퍼스의 캐서린 러스 무역학 교수는 "관세는 인구 전체에 걸쳐 고르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무작위로 우리를 공격한다"고 지적했다.

▲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10% 추가할 경우 미국 가계가 입을 피해 추정액. 출처= 뉴욕타임스 그래프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계속 보복 대응을 해오면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2000억달러어치의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산 수입품 거의 모두에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경우 미국 가구의 평균 피해액은 연간 270달러(3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피해는 7개월 전 트럼프 행정부가 야심차게 시작한 세금 감면으로 얻은 이익의 상당 부분을 토해내는 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으로 감면된 세금이 관세 부과로 고스란히 상쇄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피해 계산액은 중저 소득 가구에게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