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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앤북] “승무원은 낭만적인 직업이다” 왜?
최혜빈 기자  |  choi0309@econovill.com  |  승인 2018.07.14  11:00:00
   


<낭만비행> 정찬영 지음, 책책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저자는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든 제주항공의 승무원이다.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나는 비행기를 보며 ‘비행기를 타는 사람’이 되기를 꿈꾼 어린 시절의 저자는 승무원의 꿈을 이루기까지 적지 않은 노력과 실패를 겪었고, 그럼에도 꿈을 향한 열망을 끈기 있게 간직해왔다.

이 책은 그가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도전하고 성공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꿈을 실현한 뒤의 비행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전하는 스토리 북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이들의 말을 듣는 데 기쁨을 느꼈다고 한다. 커서 전 세계의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진심을 전하는 일을 하겠다고 다짐한  소년의 삶은 불운하게도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사회인이 돼야 했고, 대학 편입 시험에도 몇 번이나 탈락하는 고배를 마시는 등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계속해서 그를 지원해준 이는 어머니였다. 스물여섯의 나이에 마지막으로 도전한 대학 편입 시험에 드디어 합격할 수 있었다.

“연애는 사치이며 휴대전화는 짐이었다.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조차 없앴다”고 저자는 치열한 그 시절을 회상한다.

낮에는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공부를 하는 주경야독으로 열심히 젊은 날을 보낸 저자의 모습은, 과거 어느 세대보다 치열하게 삶을 살고 있는 현재의 젊은이들의 모습이라고 해도 별로 틀리지 않다. 그토록 원하는 승무원의 꿈을 이뤄낸 이후, ‘낭만적인 비행’을 하며 겪은 자기의 경험과 생각들을 소중히 여기며 그는 이 책을 써내려갔다.

비행기를 타며 낯선 곳으로 늘 이동하는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자유롭다. 정해진 곳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삶에 비하면 행동반경이 무척 넓고, 특히 남자 승무원이라면 더욱더 주목을 받고 선망의 대상이 된다. 그는 자기의 이점을 즐기고 감사해 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역시 고난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가장 힘든 것은 인간관계’라고 단언한다. 그는 “내가 가장 힘들어 하는 건 사람 관계다. 모든 게 내 마음 같지 않다. 열에 아홉은 활짝 열어 보이던 마음을 사회생활을 하면서 점점 닫아 버린다”고 사람들에게 상처 받기 쉽다는 점을 짚는다.

승무원은 비행을 하면서 다양한 승객을 만난다.  그중에 그가 기억하는 특별한 손님은, 검은색 특수 안경을 쓴 한 중년 여성이었다. 시력이 자유롭지 않은 그 승객은 저자에게 창 밖의 풍경을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고, 그는 최선을 다해 “눈처럼 하얀 구름이 끝없이 펼쳐지고 하늘은 청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날의 비행은 그동안의 비행 중 가장 큰 후회로 남았다. 좀 더 상세하고 아름답게 설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타는 승객들은 흔히 비행기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만 보게 마련이다.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감사 인사를 할 때도 대부분 승무원에게만 한다. 그러나 승무원의 눈에 비친 ‘완벽한 하나의 비행’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수는 정말 많고 다양하다. “일상에 젖어 습관적으로 비행을 하다가도 ‘한 번씩 크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고 고백하는 저자의 눈에 걸린 사람들은 일반 사람이라면 알기 어려울 정도로 세세하다.

비행기 티겟을 판매하는 홍보팀과 마케팅팀, 손님들이 공항에 도착하면 수화물을 부쳐주고 좌석으로 안내하는 지상 직원, 세관 검사·출입국 관리·검역을 맡는 직원, 기내에서 손님을 맞기 위해 준비하는 지상조업사, 운항승무원, 객실 승무원, 비행기 정비사, 비행기를 활주로로 밀어주는 사람과 이 작업을 통제하는 담당자와 관제사 등이 모두 협업해야 실수 없는 비행이 가능하다. 저자는 “손님들의 설레는 마음과 기분 좋은 미소는 비행을 위해 힘쓰는 모든 스태프에게 전해졌으면 한다”며 따뜻한 마음을 드러낸다.

승무원에게 낭만적인 순간은 비단 비행을 할 때뿐만은 아니다. 고정된 시간에 출퇴근을 하는 대다수의 사람과는 다르게 다소 자유로운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새벽 비행을 마친 뒤 푹 자고 일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여행을 즐기곤 한다. 가평이나 양평, 용인 등으로 평일의 뻥 뚫린 도로를 달리면 마음속까지 시원해지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신선한 바람과 파란 하늘,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낭만을 느끼곤 한다.

책에는 이외에도 승무원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도움 되는 내용들도 담겨 있다. ‘승무원다운’ 모습을 평소에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는 ‘정확한 발음, 절제된 자세, 기분 좋은 인상’에서 나온다는 것을 강조한다. 토익 시험, 대외 활동, 마음 다잡기 등 합격을 위한 기본기들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저자는 승무원이 되고 나서도 책을 쓰고 싶고, 봉사활동을 더 구체적으로 하고 싶다며 계속해서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는 “이 글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작은 희망을 얻어 보잘것없는 나도 해냈으니 당신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다짐하면서 독자에게 따뜻한 마음과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전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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