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곡물 가격 추이 [출처:흥국증권]

[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대두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전세계 대두 수입량의 65%를 차지하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추과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급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대두 재고율도 증가하고 있어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음식료 업체 입장에서 대두가격 하락은 원가 부담을 줄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어 그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추가 무역제재에 따른 불확실성이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6일 미국산 대두에 25%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지난 12일까지 대두가격은 5% 내린 830센트를 기록했다. 연초 고점대비 20% 이상 하락했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점이다.

중국은 전세계 대두 수입량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30%는 미국에서 수입한다. 미국 입장에서는 전체 대두 수출량의 60%가 중국향이다. 대두가격은 무역분쟁에서 주요 이슈라 할 수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중국 대두 수요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산 대두수입을 줄인 가운데 브라질, 러시아 등 기타 국가에서의 조달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내 경작 면적을 확대해 대두 생산을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USDA는 7월 전망치에서 중국 대두 소비량과 수입량이 각각 4.1%, 7.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전 세계 대두 재고율은 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어 대두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국내 음식료업체 입장에서 대두가격 하락은 원가부담 완화로 이어진다. 특히 대두를 사용해 식용유지를 제조하는 CJ제일제당, 오뚜기, 롯데푸드, 사조해표 등의 이익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실적 개선 기대치는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추가 무역제재에 따른 불확실성은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이다. ‘관세압박→수급문제→가격하락’은 원자재 시장은 물론 기업투자심리와 가계소비심리도 위축시킨다. 무역갈등 대상도 유로와 아시아 등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국가간 협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주에는 미국의 6월 소매판매와 광공업생산, 주택시장지표와 중국의 6월 소매판매와 고정자산투자지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된다. 미국은 무역갈등이 실물지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반면, 중국은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이 추가 제재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