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 물품을 자동 분류해주는 '휠소터'. 출처 = 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김진후 기자, 박자연 기자] 업계 점유율 47%를 달리고 있는 택배회사 CJ대한통운이 강서물류터미널에 물류자동시스템 '휠소터'를 도입해 혁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J대한통운은 올해 하반기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녹아든  ‘광주 메가허브터미널’ 가동할 예정이어서 물류업계 지배력은 더욱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 강서서브터미널 관계자는 11일 이코노믹리뷰에 “2013년 시범운영을 시작한 ‘휠소터’의 본격 도입으로 업무효율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휠소터’(Wheel Sorter)는 택배 물품의 바코드를 인식해, 대기하고 있는 택배 기사들에게 자동으로 분류해주는 설비다. 이 설비는 CJ대한통운이 1227억을 투입해 우양정공과 협업해 개발한 기술로,  7월 현재 130여개 지점에 설치가 완료됐다.

CJ대한통운은 ‘분류기 관리 시스템’(Sorter Management System)을 사용해, 각 지점 상황판에서 물류 현황과 컨베이어벨트 불량 등을 점검한다. 여기서 수집된 정보는 CJ대한통운 본사 종합상황판에 전송되고, 빅데이터 창고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컨베이어 속도는 수동 소터(Sorter)를 사용한 때의 1분당 40m에서 120m으로 세 배 빨라졌다. 한 시간에 8000 상자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서울 강서 서브터미널 등 130여개 지점에 설치된 휠소터를 올해 말까지 180개 지점에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휠소터’ 도입 덕분에 복잡하고 고된 오전 분류 작업이 사라지면서 업무효율은 높아지고 택배기사의 배송 능력은 높아졌다. 휠소터 도입 전에는 15t 트럭이 창고에 차를 대고 하역을 하면, 온 직원이 달려들어 분류 작업에만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최소 7시간을 들여야 했다. 명절 특수기엔 새벽에 하차·분류 작업이 끝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휠소터기 도입 이후에는 택배기사들은 순번에 따라 오전 7시, 9시, 10시에 터미널로 출근해 사업자별로 자동 분류돼 있는 화물을 팀별로 세분화해 싣기만 하면 된다. 물품을 일찍 실으면서 오전 배송도 가능해졌다. 휠소터 도입 전에는 오후 2시에야 출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오전 9시에도 1차 배송을 할 수 있다.

시간 활용이 유연해지니 오후에 방문해 짐을 또 실어가는 기사도 많다고 한다. 배송한 만큼 수수료를 받을 수 있으니 배송기사의 수입도 늘어나 1.5배 정도 뛰었다고 한다.

CJ대한통운 협약 배송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지환(40) 소장은 “예전 업무 강도가 100이었다면 지금은 20~30으로 줄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자기 몫만 해내면 되는 구조가 되니, 보통은 오후 5~6시, 늦어도 오후 7~8시면 배송이 모두 마무리되고 가볍게 퇴근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섬세하고 안전한 분류로 물품의 파손도 줄었다"면서 "이 덕분에 고객들도 훨씬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은 하반기 ‘광주 메가허브터미널’ 가동을 계획이다.  광주 메가허브터미널은 CJ대한통운 측이 4000억원을 투입한 국내 최대의 물류센터로,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 기술이 녹아있다. 하루 162만 상자가 30만㎡(약 9만평)의 부지를 오고 간다. 당일택배·당일반품, 수도권 택배 일2회 배송 등의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광주 메가허브터미널’이 가동을 시작하면, 서브터미널과 허브터미널 연계의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