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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정주의 데이터 경제학] 백화점내 음식점과 외부 음식점의 차이
라정주 (재)파이터치연구원 산업조직연구실장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7.14  19:14:34
   

우리는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은퇴를 한 후 무엇을 할지 고민을 한다. 가장 좋은 것은 평생 동안 몸담아 온 직장과 관련된 일을 연계성 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년퇴직을 하거나 퇴직을 결정할 때 즈음엔 대부분 고령인 경우가 많아 재취업은 제한된다.

결국은 창업을 생각하게 되는데, 기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다니는 경우 업무 연관성이 있는 창업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 게다가 직장에서 번 돈은 대부분 생계유지와 자녀 교육을 위해 사용하게 된다. 결국 은퇴 후에 남는 목돈은 퇴직금이다.

퇴직금으로 창업이 가능한 업종이 바로 음식점이다. 음식점은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전체 소상공인 중 음식점을 영위하는 소상공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5.5%로 유통업을 영위하는 소상공인(28.6%) 다음으로 높다(통계청, 2015년 경제총조사).

음식점업은 창업이 쉬운 반면 폐업률 또한 매우 높다. 음식업의 2012~2015년 평균 연 폐업률은 24.2%로 가장 높다(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 통계연감 2017).

‘쉬운 창업’ 음식점업… 과당 경쟁, 폐업률 높여

음식점업의 폐업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국은행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경쟁업체가 많을수록 폐업률이 높다. 음식점업은 진입장벽이 낮아 많은 퇴직자가 창업을 하다 보니 과다 경쟁으로 폐업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이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지 여부다. 백화점에 입점한 음식점들은 물건을 구매하러 온 소비자들이 음식까지 소비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영업하기 때문에 인근 음식점들에 비해 영업조건이 유리하다.

하지만 음식점을 창업하는 퇴직자는 대부분 백화점에 입점하기보다는 그 인근에서 영업을 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과 솜씨로 음식점을 오픈하더라도 백화점에 입점한 음식점과 경쟁하게 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최근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백화점들이 정체된 성장세를 벗어나고자 ‘맛집’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납품받아 판매하는 소매업을 하는 주체인데, 맛집을 입점시켜 그들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임대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백화점 ‘맛집’ 임대장사 혈안… 공정경쟁 환경 조성해야

따라서 백화점 내의 음식점과 밖의 음식점간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백화점에 입점한 음식점들과 인근 음식점들간에 경쟁시장으로 바꾼다면,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을까. 이와 관련해 (재)파이터치연구원은 상기 정책을 추진할 경우 인근 음식점의 평균 연 매출액이 약 1억원에서 약 3억원으로 증대된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발표했다(라정주·2017, ‘백화점 내 음식점 입점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파이터치연구원, TOUCH 20/20 2017-05). 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재 인근 음식점의 연평균 매출액은 약 1억원으로 평균 영업이익은 약 3000만원 정도다. 부양가족을 고려하고, 각종 공제금액을 추가적으로 더 생각한다면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금액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 매출액이 약 3억원으로 증대돼 영업이익이 약 9000만원 정도가 된다면 은퇴 후의 삶은 훨씬 윤택해질 수 있다.

이 같은 방안이 실현되면, 물건을 구매하러 온 소비자가 백화점 내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지 못해 인근 음식점에서 식사를 할 경우 불편이 증가해 소비자의 효용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재)파이터치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 감소 폭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우 차량을 보유한 소비자가 많고 도로가 잘 발달돼 있을 뿐만 아니라, 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어나게 된 인근 음식점이 영세성에서 벗어나 보다 맛있는 음식을 소비자에게 많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에는 누구나 은퇴 후에 무엇을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한식집, 중국집, 커피숍? 등의 고민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한다. 이런 고민과 함께, 은퇴 후 시작한 음식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지속적으로 음식의 맛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노후의 삶도 윤택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누구나 공정한 환경 하에서 경쟁할 수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 공정한 경쟁 환경에서는 자기의 ‘반퇴 시대’는 저물어 가는 시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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