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자 교육 프로그램 '대디스쿨'. 출처= 롯데그룹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롯데그룹(이하 롯데) 남성 근로자들의 육아휴직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 롯데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롯데가 업계 최초로 모든 계열사에 적용된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한 후 남성 육아휴직을 사용한 롯데의 직원은 지난 6월까지 200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롯데그룹 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은 900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인 40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제도가 안착되면서 육아와 가사분담이 많이 필요한 시기인 출산 초기에 제도를 이용하려는 남성 직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작년 한해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자 수는 1100명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총 남성육아휴직자 수인 1만2043명 중 약 9%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남성 직원들에게 육아휴직을 최소 1개월 이상 사용을 의무화하는 동시에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통상임금과 정부지원금과의 차액을 회사에서 지원)를 보장해 주고 있다. 여기에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추구하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러한 롯데의 시도는 남성육아휴직자 수 증가와 함께 육아에 대한 인식과 행동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롯데는 남성육아휴직을 경험한 직원의 배우자 100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전후 남편들의 행동 변화를 묻는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남편의 육아휴직이 육아와 가사분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배우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 그리고 추가적인 자녀 출산계획에 좋은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남편의 육아휴직이 육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묻는 응답에 매우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72%,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19%로, 배우자의 91%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롯데 근로자를 남편으로 둔 아내들에게 남편의 가사분담 시간의 변화를 묻는 설문에서는 휴직 전 일평균 1.2시간에서 휴직 후 2.9시간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OECD 평균 2.3시간보다도 높으며, 북유럽의 덴마크 (3.1시간) 수준의 가사참여 시간이다. 

롯데는 다양한 가족친화정책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임직원 근로의욕 고취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지주 인재육성팀 기원규 상무는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은 초기 업무 손실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최고 경영자의 관심 속에 빠르게 정착하며 다양한 순기능이 조직 안팎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육아휴직과 같이 일과 가정의 양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를 강화해 함께하는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과 출산율 증가에도 일조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