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각)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규모가 커지고 리비아 등 산유국들의 공급증가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가가 크게 내렸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는 5%,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는 무려 6.9% 하락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5.0% 내린 배럴당 70.3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난 지난 달 25일 이후 최저치다. 하루 하락폭은 지난해 6월 7일 이후 가장 컸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6.9%(5.46달러) 내린 배럴당 73.34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1일 이후 최저가다. 브렌트유 가격 하락폭은 2013년 11월 28일 이후 가장 크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따라 세계 경제 성장기조가 둔화돼 원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내렸다. 

미국과 중국은 6일 각각 34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대한 관세 폭탄을 주고 받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1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6031개 품목에 대해 10%의 추가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즉각 보복할 것을 예고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분기 두 번째로 큰 미국 원유 수입국이었다. 중국은 미국 원유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리비아의 석유수출 재개 소식도 유가 하락에 힘을 보탰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는 무장세력에게서 돌려받은 동부 석유 항구의 가동 재개를 위한 길을 열었다. 리비아의 수출재개는 원유 공급 부족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 유가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리비아는 하루 약70만배럴의 원유를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가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126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지만 국제유가의 급락을 막지는 못했다.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치는 480만배럴 감소였다.

산유국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도 늘고 있다. OPEC은 월간보고서에서 콩고공화국을 포함한 15개 회원국의 6월 산유량이 하루 3233만배럴로 전월 대비 17만3000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OPEC은 또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이 2019년 원유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생산량이 늘어 공급이 증가하면 국제유가는 하락하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