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봉쇄에 대응해 이란이 중동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 항공모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습. 출처=RT

러시아 텔레트레이드의 수석 분석가인 아템아비노브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가 250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매체 RT가 최근 보도했다.

아템아비노브는 그러면서도 이러한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내다본다.

아템아비노브는 “이슬람 혁명 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석유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이란이 만약 실제로 행동에 옮기게 되더라도 우리는 신속한 경제적, 군사적 보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에프엑스의 투자 분석가인 로잔코브스키도 RT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이 중단되면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160달러로 두 배나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는 폭 50km의 해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레이트연합, 쿠웨이트, 이라크 등 산유국의 원유와 가스가 통과하는 중요한 운송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해상 운송 원유의 30%가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에 유조선 약 14척, 1700만배럴 정도가 지나간다고 RT는 전했다.
 
이스마일 코사리 이란 혁명수비배(IRGC) 사령관은 지난 4일 미국이 이란의 원유수출을 봉쇄한다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는 원유 운송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반해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이토로(eToro)의 미하일 마쉬첸코 분석가는  “해협이 실제로 봉쇄되더라도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은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현재 배럴당 78~80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템아비노브나 로잔코프스키의 전망대로 유가가 상승한다면 최소 현재보다 두 배 이상, 최대 3배 이상 올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러시아 분석가들의 전망은 미국의 투자은행 전망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4일 올해 하반기 평균 유가를 배럴당 85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전망(77.5달러)보다 7.50달러 올린 것이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에게 오는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수입을 완전히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경제제재를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조치와 맞물려 상승바람을 타고 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예상보다 강경한 미국의 대이란 제재 방침으로 이란의 생산량이 하루 110만 배럴 줄어들고 리비아와 앙골라의 산유량도 예상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유가상승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