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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만남...관전 포인트 3개면죄부 논란도 가중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07.10  13:00:04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9일 연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서 현지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만나 눈길을 끈다. 신남방정책을 가동하며 새로운 경제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문 대통령과 인도는 물론 아시아 전역에 ICT 입지를 다지려는 이 부회장의 만남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문재인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문 대통령 가는 길 "현대와 삼성"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전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 접견, 한국-인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 간디 기념관 방문으로 이어지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한 후 뉴델리 인근의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순간 인도의 모디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공장까지 지하철로 이동하자는 '깜짝제안'을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바람에 준공식 시간에 늦었지만,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지하철에 앉아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장면은 큰 호평을 받았다.

재미있는 대목은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를 노이다 공장에 실어준 지하철의 정체다. 한국기업 현대가 제작했다. 두 정상이 탑승한 지하철은 2008년 현대로템이 280량을 납품한 것이며 삼성물산도 철로 건설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을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 준공식으로 안내한 교통수단은 '메이드 인 코리아'다.

   
▲ 이재용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90도 인사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일자리와 90도 인사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은 공장 준공식 현장에서 약 5분간 만남을 가졌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을 수행하며 최대한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리자 이 부회장이 미리 도착해 반갑게 맞이했으며, 이 과정에서 90도 인사를 해 화제를 모았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의 고속 경제성장에 삼성이 기여해 고맙다"면서 "한국에도 많은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이 찾아주셔서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된다"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자리에는 조한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홍현칠 삼성전자 서남아담당 부사장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을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구상이다.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해 북핵위기 공동대응에 나서는 외교전략을 중심으로 신진시장개척이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목표가 있다는 뜻이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자리 창출과 깎듯한 인사의 행간에 재계의 관심도 집중된다.

   
▲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뉴시스

삼성,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재판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풀러났으나 공식행보를 자제하며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도 출밤했으며 그룹 차원의 큰 행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북미와 유럽, 일본, 중국을 연이어 방문해 삼성전자의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중이다. 이 부회장이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집행유예 처분 후 가진 첫 공식행보다.

이 부회장이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은 현지 시장의 중요도를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글로벌 ICT 전자 업계에게 '약속의 땅'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고 있으나 인도는 올해 1분기 7.7%의 경이적인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지난해 11월 무디스는 인도의 신용등급을 13년만에 상향조정 했으며, 무엇보다 13억억명의 인구로 창출되는 거대한 내수시장은 엄청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메이크 어 인디아 정책도 눈길을 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메이크 어 인디아 정책은 핵심인 제조업 사업 육성과 더불어 ICT 발전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곳이라는 뜻이다. 1995년 처음 인도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현지 서남아 총괄법인을 설치한 후 판매법인은 물론 첸나이와 노이다에서 스마트폰과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전진지기를 구축하고 연구개발, 디자인센터까지 만들어 20년 동안 활동했다.

문제는 인도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흔들리는 대목이다. 인도는 해외에서 수입되는 휴대폰 관세를 지난해 15% 인상하며 외국 기업에 열어둔 문호를 다소 조정하고 있다. 애플이 최근 인도에 위탁생산공장을 통해 아이폰6S 양산에 돌입했고, 샤오미는 2곳의 휴대폰 공장을 만들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등 경쟁자의 존재감도 강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라는 타이틀을 샤오미에 빼앗기고 말았다. 이 부회장의 인도행은 현지 시장 장악력을 키워 스마트폰은 물론, 인공지능을 아우르는 핵심 경쟁력을 추스리겠다는 의지도 배어있다. 이 부회장이 인도 방문을 기점으로 경영전면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두고는 설왕설래다. 적폐청산을 기치로 건 현 정부와 삼성의 관계는 껄끄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현재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조 활동을 벌이던 염호석 씨 시신탈취 사건 개입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혐의, 더 이상 밀어둘 수 없는 순환출자 등 산적한 난제도 많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문 대통령과 공식석상에서 만나 덕담 수준의 대화를 나눈 것을 두고 일각의 비판도 만만치않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9일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의 주역인 이 부회장이 납득하기 어려운 집행유예 판결로 풀려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부적절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한 이유다.

삼성도 조심스럽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을 두고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으며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일각에서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면죄부'를 줬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는 가운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문 대통령과 만나면서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삼성전자의 경쟁력 강화와 현 정부와의 껄끄러운 마찰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는 나오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 시선이 집중된다.

   
▲ 공장 준공식 테이프 컷팅이 열리고 있다. 출처=뉴시스

준공식 현장에서 이 부회장이 정부 각료에 밀려 말단으로 밀려난 대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준공식 사진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중앙에 앉았으며 테이프 커팅식에도 이 부회장은 말석에 섰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 행사에 이 부회장이 정부에 밀려 주인공 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즈니스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지적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며, 의전을 받는 것보다 비즈니스의 과실을 챙겨야 할 사람"이라면서 "(이 부회장은) 행사장에서 필요하다면 말석 이상의 것도 감수하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야 한다. 현장에서 보여준 이 부회장의 행보는 적절하며, 이를 문제삼는 사람들은 핵심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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