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사실 최근 기업 위기사례들을 보면, 좀 웃긴 게 있습니다. 예전에는 별 것 아니었던 이슈가 문제가 되고요. 지금 봐도 별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문제라고 하네요. 한두 회사만 그런 것도 아니고, 세상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회사가 몇이나 있겠어요?”

[컨설턴트의 답변]

그렇죠.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개인이나 회사가 어디 있느냐는 말을 종종 합니다. 여기저기 기업 위기관리 매니저들이 그래서 ‘털리지 않으려’ 그렇게 평소 애를 쓰는가 봅니다. 일단 언론이나 공중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들의 주목을 받게 되면 해당 기업이 ‘털리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기업 마인드의 핵심은 ‘털면 털린다’는 마음가짐이라기보다는, ‘털려도 가능한 많은 먼지를 뿜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가짐 아닐까 합니다. 앞의 마음가짐이 그냥 ‘내려 놓음’이라 한다면, 뒤의 마음가짐은 ‘부단한 노력’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이해관계자가 말 그대로 회사를 털 때 그 회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 털리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해관계자의 시각에서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것들이 수없이 털려 나오느냐, 아니면 털었는데 별 큰 먹잇감 없이 자잘한 것들만 털려 나오느냐 하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A라는 회사와 관련해 이미 문제가 되었던 이슈가 B사에서도 유사하게 털리고, 이어 C사에서도 여지없이 털리고, D사에서는 더욱 더 황당한 형태로 털리는 것이 돌며 반복되니 문제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털면 털린다’는 안일한 마음가짐은 회사에 해를 끼치는 것입니다.

최소한 ‘A사가 발생시킨 이슈와 비슷한 이슈는 우리 회사에 없어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최근 위기관리를 위한 기본 태도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다른 회사들이 모두 동일 또는 유사한 이슈로 털리더라도 우리는 그러지 않아야 하겠다고 각오하며 개선 교정하는 실제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의 문제는 털린 이슈가 또 털리고, 여기저기에서 다시 털리고, 이어 털리고, 새롭게 업그레이드되어 털리는 기업 내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내부에서는 ‘올 게 왔다’라든가, ‘그럴 줄 알았다’라든가, ‘우린 사실 더한데 그 정도라서 다행이다’라든가 하는 분위기까지 생겨나니 더욱 더 암울합니다.

“왜 우리만 가지고 그래?” “우리만 그런 줄 아나? 다 그런데?” “저 회사가 더할 걸?” 이런 내부 분위기인 한 해당 기업의 개선이나 교정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무차별적으로 이슈화를 하는 언론이나 공중이나 규제기관을 비판하며 문제라고 손가락질하게 될 것입니다.

질문에서도 표현됐지만, 예전에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 이제는 문제가 되는 시대가 되었음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만약 지금에도 그것이 어떤 문제인지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직도 스스로 내부 변화의 분위기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은 그 누구보다도 더 빨리 변화해야 하는 조직입니다. 기업이 스스로 나서서 사회적 이슈를 개선해 나가지는 못할망정, 사회적 논란에 반복적으로 발목을 잡혀 끌려 다니는 장면은 연출하지 않아야 합니다. 사회적 논란에 대한 이해도 기업 내부에서는 계속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지속 개선하고 교정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더 이상 도매금으로 다른 곳들과 엮이는 논란에 휘말리지 않아야 합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기업이 있느냐며 자위하는 것은 회사를 위해 이제 아무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언제든 똑같이 털릴 수 있으니 미리 개선하자고 해야 합니다. 제대로 털리더라도 큰 먼지는 없게 만들어야겠다 각오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가장 위 VIP의 결심으로부터 시작됩니다. VIP가 결심하면 뭐든 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