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대형 LCD 시장이 중국의 치킨게임으로 크게 출렁이며 LG디스플레이의 동력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LCD 의존도를 서서히 낮추며 대형 OLED 패널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그 이상의 플랜B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워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9일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워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1064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 점유율은 41.4%며 삼성디스플레이는 895만대, 점유율 34.8%를 기록하며 2위로 밀렸다. 중국의 에버디스플레이가 417만대, AUO가 147만대, BOE가 38만대를 기록했다.

애플워치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중 무려 70%를 책임지며 승승장구했다. 중소형 아몰레드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한 비결이다. 최근 애플이 신형 아이폰에 LG디스플레이 제품을 활용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며,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애플은 약 400만대의 애플워치 출하를 기록해 1위를 달리는 중이다.

▲ LG디스플레이가 애플 효과로 플랜B 포석을 마련했다. 출처=애플

LG디스플레이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일이다. 글로벌 LCD 시장에서 중국의 공세에 밀려 주춤하는 가운데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OLED 중심의 라인업을 키우고,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애플의 손을 잡으며 반전의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아직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볼륨이 생각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예단할 수 없지만, 최소한의 플랜B는 확보했다는 평가다.

업계의 관심은 다음 협력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관계인 삼성의 부품을 활용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공급선 다변화를 추구하면서도 쉽게 삼성의 손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삼성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 때문이다. 대안으로 LG의 손을 잡으며 디스플레이 협력을 강화할 경우 두 회사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LG는 인공지능 영역에서 구글과 아마존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는 오픈 생태계를 추구하고 있다. 여세를 몰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웨어러블 업계를 타깃으로 삼아 애플과 손을 잡는다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