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20대의 일자리 수와 임금은 줄어든 반면, 50대의 일자리 수와 임금은 최근 몇 년 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세대간 일자리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9일 발표한 ‘세대간 일자리 양극화 추이와 과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20대 일자리의 양과 질은 다소 악화됐지만, 50대는 개선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 20대와 50대 임금근로자 변화 추이. 출처=경총

20대 임금근로자 10년만에 5%이상 감소

임금근로자 수에서 20대는 2007년 367만명에서 2017년 355만 9000명으로 11만 1000명 감소했다. 50대는 같은기간 225만 2000명에서 415만 3000명으로 190만 1000명이 증가했다. 2013년을 기점으로 20대와 50대 임금근로자 수가 역전됐다.

인구감소를 고려해도 20대의 일자리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체 인구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6.9%에서 지난해 14.7%로 2.2%감소했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20대 임금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비율은 2007년 23.1%에서 2017년 17.9%로 5.2%나 감소했다.

50대에서는 인구도 증가했고, 임금근로자 비중도 증가했다. 50대의 인구증가율은 2007년 15.1%에서 2017년 18.9%로 3.8%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비중도 14.2%에서 20.9%로 6.7% 증가했다.

▲ 20대 대비 50대 임금수준 변화. 출처=경총

20대 임금 증가액도 50대의 절반 수준

일자리의 양뿐만 아니라 임금으로 평가되는 일자리의 질 역시 20대는 10년 동안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근로자의 임금은 2007년 138만원에서 2017년 181만원으로 43만원 증가했다. 50대 임금증가액은 같은 기간 186만원에서 271만원으로 85만원 늘어났다. 50대의 임금증가액이 20대의 2배 수준이 된 것이다.

20대 임금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50대의 임금수준은 2007년 134.5에서 2017년 149.5로 증가했다. 또 20대는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늘어난 반면, 50대는 정규직 비중이 높아졌다.

20대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2007년 31.2%에서 2017년 32.8%로 1.6% 증가했다. 50대는 정규직 비중이 같은기간 57.3%에서 66.2%로 8.9% 높아졌다. 고용형태별 임금 상승폭도 차이를 더 크게 만들었다. 20대 비정규직의 평균임금은 2007년 118만 3000원에서 지난해 129만 9000원으로 11만 6000원 상승했다. 그러나 50대 정규직 임금은 같은기간 236만 7000원에서 321만 4000원으로 84만 7000원 증가했다.

20대 근로자 저임금 일자리인 숙박, 음식업에 집중

20대 임금근로자 증가에도 함정이 있었다. 20대 임금근로자의 증가는 저임금 일자리인 숙박과 음식업점에 집중됐다. 반면 50대는 제조업과 도·소매업 등에서 고르게 증가했다.

전 연령대에서 증가한 보건, 사회복지업을 제외하면 20대 임금근로자가 10만명 이상 증가한 업종은 숙박, 음식점업이 유일했다. 숙박 음식업점의 평균임금은 지난해 기준 가장 낮았다. 전체 평균이 181만 5000원이었던 것에 반해 이 업종의 평균은 121만 2000원이었다.

50대 일자리는 제조업에서 43만명, 도·소매업에서 23만 9000명이 증가하는 등 다양한 산업에서 골고루 증가했다.

경총은 20대와 50대의 임금격차가 커진 이유로 노조 협상력에 의한 과도한 임금상승, 연공형 임금체계 수혜, 기존 근로자 고용보호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상철 경총 기획홍보본부장은 “세대간 일자리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과제로 노동시장 유연화,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도입, 청년 유망 산업 발굴, 규제 개혁을 통한 일자리 자체 확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