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지난 달 평택항과 부산항 야적장에서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데 이어 인천항 야적장에서도 이 곤충이 발견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6일 인천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 바닥 틈새에서 붉은 불개미 중 일개미 약 70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환경부‧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과 학계 전문가는 합동 조사를 펼치고 7일 최초 발견지점에서 여왕개미 1마리와 애벌레 16마리, 일개미 약 560마리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봄에 붉은 불개미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군체 크기가 작고 번식 가능한 수개미와 공주개미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직 초기 단계의 군체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주로 남아메리카에서 발견되는 붉은 불개미는 2.6mm~6mm 정도의 작은 크기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은 붉은 불개미를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속하는 해충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의 환경부도 지난해 이 개미를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했다.

붉은 불개미가 사람을 물면 솔레놉신(Solenopsin)이라는 독에 의해 통증,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 사람은 쇼크 등의 증상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개미전문가인 상지대학교 류동표 교수는 “독성의 세기는 꿀벌 독성의 약 5분의 1 수준”이라면서 “토종 왕침개미보다는 약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2005년부터 붉은 불개미가 유입돼 널리 정착한 중국과 대만 등에서 이날까지 사망사례는 없지만, 붉은 불개미는 번식력이 강하고 천적이 없어 토착 개미와 파충류, 소형 포유류를 집단으로 공격해 서식지 파괴 등 자연생태계를 교란할 우려가 있다.

이는 농작물에 해를 끼치며, 유기농업은 살충제를 쓰지 않으면 피해 규모가 클 수 있다. 또 식물 뿌리와 나무껍질을 뚫고 즙액을 섭취하는 특성이 있어 어린 묘목을 고사시키는 등 식물에 피해를 준다.

검역본부는 인천항 발견지점을 정밀하게 조사하면서 예찰 트랩을 11개에서 766개로 늘렸다. 정부는 올해 3월부터 붉은 붉개미가 분포하는 국가에서 들어오는 컨테이너를 검역하기 위해 항만 12곳에 컨테이너 점검인력 122명을 투입해 예찰 활동을 강화했다.

관계부처는 발견지점 주변 200m에 있는 컨테이너를 반출할 때 철저히 소독하고, 유입 원인과 시기, 발견지점 사이의 연계성 등을 밝혀내고자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한 역학조사를 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기온이 오르면서 붉은 불개미의 번식‧활동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외래 병해충을 발견하면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붉은불개미 대책상황실’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