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국내 유통업계에 여러 새로운 제안으로 나름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그가 이끈 변화들은 오프라인 유통 점포의 정형화된 모습에서 벗어난 시도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신세계의 새로운 시도들은 이미 해외에서 검증이 끝난 오프라인 점포 혹은 아이디어들을 ‘그대로’ 가져온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좋게 말하면 벤치마킹, 나쁘게 말하면 베끼기인 신세계의 유통혁신 사례들을 모아봤다. 

▲ 스타필드와 웨스트필드. 출처= 구글

1.스타필드-웨스트필드 

신세계그룹의 테마파크형 유통점포 스타필드는 해외 대형 유통채널들의 여러 장점을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조합한 매장이다. 신세계 측 설명에 따르면 스타필드는 글로벌 유통기업 웨스트필드(Westfield) 그룹의 백화점들과 전 세계 37개 쇼핑몰을 벤치마킹하고 분석해 만든 결과물이다. 해외 대형 쇼핑몰들이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판매하는 아웃렛부터 소규모 프리미엄 브랜드, 그리고 다양한 편집숍들을 입점시켜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힌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이다. 스타필드는 여기에 레저 시설을 들여 테마파크의 성격을 강화했다. 그러나 웨스트필드의 브랜드 폰트 디자인 등 유사한 점이 많아 스타필드 개점 초반에는 한동안 ‘베끼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 무인양품과 자주. 출처= 구글

2. 자주-무인양품 

‘자주(JAJU)’는 이마트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연주의’를 신세계의 다른 유통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0년 인수해 2012년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다. 자주는 일본의 유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MUJI)’의 디자인 콘셉트를 베꼈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무인양품은 일본의 대기업 ‘세이부(西武)’의 대형마트 세이유의 PB(자체브랜드)로 시작해 독자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생활용품 브랜드다. 그러나 일련의 논란에 대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무지는 가구 상품이 중심이지만 자주는 주방용품이나 생활용품이 중심이며 디자인도 무지와는 전혀 다른 디자인을 방향을 추구한다”면서 베끼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 노네임과 노브랜드. 출처= 이마트

3. 노네임-노브랜드 

이마트의 PB(자체브랜드) ‘노브랜드’는 상품의 브랜드와 이름을 포장으로 강조하는 비용을 줄이고 상품의 본질인 품질에 집중한 식품~생활용품 브랜드다. 노브랜드 역시 초기에 베끼기 논란이 있었다. 노브랜드는 1978년 캐나다의 유통업체 로블로가 선보인 브랜드 ‘노네임’과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받았다. 브랜드의 이름을 없애고 최대 40%까지 저렴하게 상품을 판매하는 노네임의 기본 콘셉트는 노브랜드와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 여기에 노랑색 바탕과 브랜드의 진한 폰트가 강조되는 노네임과 노브랜드의 디자인도 유사점이 많아 논란이 있었다.   

 

▲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와 이마트 삐에로쑈핑. 출처= 이마트

4. 삐에로쑈핑-돈키호테  

삐에로쑈핑은 신세계그룹 유통채널 최초의 잡화점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브랜드의 콘셉트 기획에 적극 참여하고 직접 홍보를 하면서 개점 전부터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삐에로쑈핑은 코엑스 스타필드에 1호점의 문을 열었다. 개점 이전, 삐에로쑈핑의 콘셉트에 대해 정용진 부회장은 “일본의 잡화점 ‘돈키호테’의 운영방식을 벤치마킹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을 방문한 많은 이들은 돈키호테를 거의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상품의 진열과 구성을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