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이후 중단한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이르면 4분기에 검토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중 게임 콘텐츠 무역 전문 업체 YK게임즈의 김사익 대표는 7일 <이코노믹리뷰>에 중국 기관 내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중국에서 한국 게임의 판호 발급 제재를 푸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김사익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중국 현지에서 약 10년간 개발자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한국과 중국 간 게임 콘텐츠 무역 업무를 하고 있다. 

판호란 중국 내에서 유료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영업허가권이다. 판호 발급엔 명확하게 알려진 기준이 없으며 중국 당국 임의로 결정한다. 

중국은 사드가 우리나라에 배치된 지난해 3월부터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의 판호 발급을 단 한 건도 내주지 않았다.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34조원에 이를 만큼  매력적인 대형 게임시장인데도 우리 나라 게임업체들은 판호발급을 받지 못해 진출하지 못했다.

국내 게임 업체는 판호 발급을 목이 빠져라 기다렸지만 중국으로부터 별다른 공지도, 진행 상황도 들을 수 없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올해 초 중국은 판호 심사를 결정하는 4개 부처가 합쳐지는 변화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관련 법을 재정비하며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에 올 3월부터 6월 말까지 중국 게임조차도 판호 발급이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때 판호 발급 제도의 정비 과정에서 한국 게임의 판호 발급 제재가 풀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중국 내 판호 심사는 1차 심사와 2차 심사로 나눠진다. 지금까지 한국산 게임은 중국에 판호 신청을 할 수는 있었지만 검토를 시작하는 1차 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김 대표에 말대로라면 이제 한국 게임의 판호 발급 검토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외국산 게임의 판호는 중국산 게임 판호보다 발급에 보통 시간이 2배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이르면 올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판호 발급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 국내 게임업체들이 중국의 판호 허가를 기다리고있다. 출처= 펍지주식회사, 펄어비스, 넷마블, 엔씨소프트

현재 국내에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등이 중국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판호 검토가 시작된다면 이런 대형 게임들이 먼저 중국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판호 발급이 결정된 건 아니지만 긍정 검토가 시작된다는 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 긍정 검토 결정을 내렸다고해도 낙관하긴 힘들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한국산 게임에 판호 발급을 단 한 건도 내주지 않았지만 공식적으로 발급 거부를 선언한 것은 아니었다. 이번 결정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중국 내에서 한국산 게임 수입에 대해 검토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당국은 언제라도 결정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