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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백의 돌출입과 인생] 방학, 월드컵 축구 그리고 돌출입 수술
한상백 서울제일성형외과 원장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7.14  07:21:26
   

학교나 전공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학교는 한 학기를 종강하고 방학에 들어갔다.

세계의 축구 축제인 월드컵이 한창이다. 세계축구연맹 즉 FIFA의 회원국 수는 208개국, 전 세계의 등록 선수는 2억명이 넘는다(2010년 기준). 이는 국제연합 즉 UN 회원국인 193개국(2012년 기준)보다도 많은 숫자다. 축구라는 스포츠의 저변과 저력을 보여준다.

올림픽과 더불어 인류의 스포츠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축구 경기에서, 잊을만 하면 한 번씩 터져나오는 것이 인종차별 문제다. 선수가 인종차별적 세레모니를 하거나, 관중이나 유명 은퇴선수가 그런 행동을 하기도 한다. FIFA에서도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강력한 조치와 징계를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중에 동양인을 비하하는 행위 중 하나가 눈을 찢는 제스처다. 최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독일을 이기는 바람에 16강에 진출한 멕시코의 몇몇 방송인이 눈 찢는 제스처를 했다가 방송에 무기한 출연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또 하나의 동양인 비하 행위는 노란원숭이(Yellow Monkey) 제스처다. 양쪽 귀를 손가락으로 잡아당기면서 혀를 내밀거나 혀를 윗입술 안에 말아넣는 행위 역시 동양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동양인을 비하하는 의도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과거의 미국 성형외과 교과서나 논문에서도 돌출입 즉 양악전돌증을 ‘원숭이 모양 증후군’(Simianism)이라고 기술했다.

미국의 유전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 애덤 윌킨스는 최근 저서인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에서 포유류 중 유일하게 인간에게만 없는 것이 ‘주둥이’라고 했다. 인류의 조상들에게 있었던 음식을 뜯어 먹기에 유리한 주둥이가 사라지고 스푼을 사용해 음식을 먹으면서, 인간은 주둥이 대신 표정과 언어를 얻었다고 한다.

위에 기술한 일련의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결국 원숭이 같은 입이 인류의 조상과 유인원에서 나타나고, 따라서 원숭이처럼 튀어나온 입을 가진 동양인과 아프리카인들이 더 열등하다는 편견을 제공함으로써 인종차별의 원인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돌출입 수술을 집중적으로 하는 전문가인 필자에게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실제로 돌출입 수술을 원하는 환자들은 어린 시절 원숭이, 개구리 같은 별명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아온 경우가 많다.

   
 

필자는 원숭이 같은 입매를 아름다운 입매로 만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필자가 돌출입 수술로 한국인에게서 동양인다움을 없애고 전적으로 서구적인 입매로 만들고 있다면, 필자가 하는 돌출입 수술이 매우 자존심 상하는 수술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실 서구적인 입매가 아름답다고 할 수도 없다. 다소 합죽한 입매라고 할 수도 있다.

아름다움은 마치 ‘추’와 같아서 서구적인 것, 동양적인 것 중에 어느 하나가 더 아름답다고 할 수 없으며, 그 중간이 가장 아름답다. 동서양이 만난 혼혈 자녀가 인형처럼 예쁜 것도 그런 이유다.

필자는 요즘 돌출입 수술을 하면서 동양인다운 자연스러움을 남기려고 노력한다. 과거에는 여배우 올리비아 핫세 같은 서구적인 입매, 즉 쏙 들어간 입과 다소 긴 턱끝 모양이 아름다움의 전형이었다면, 현재 한국에서는 예쁜 입을 만들어줄 때 보다 한국적인,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남겨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아름다움의 추가 오히려 동양 쪽으로 기울어지는 추세다. 쌍꺼풀이 없거나 약간의 돌출감이 있는 입 그리고 다소 약한 턱끝을 가진 배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조각미남, 만화에서 튀어나온 미녀보다 훨씬 더 현실감 있고 친근한 모습이다.

인종차별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돌출입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악은 아니다. 그러나 돌출입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결국 돌출입이 해결되어야 치유된다. 돌출입 수술이 단지 치료가 아닌 치유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물론,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입매로 만들어 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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