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 귀농귀촌 종합센터에서 상담받는 참관객들. 출처=농정원

[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안락한 전원생활’, ‘삶의 질 향상’, ‘취업난’ 등의 이유로 도시에서 살다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가 최근에 발표한 ‘2017년 기준 귀농·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인 수는 51만6800여 명으로, 처음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귀농과 귀촌을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드문 것도 사실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은 6일부터 사흘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귀농귀촌의 꿈, 그 길을 묻고, 즐기고, 찾다’라는 주제로 ‘2018 대한민국 귀농귀촌 박람회’를 개최 중에 있다. 직접 박람회 현장을 찾아 귀농귀촌을 꿈  꾸는 참관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해본다.         

▲ 귀농귀촌 종합센터를 찾은 김현수 농식품부 차관(맨 오른쪽에서 두 번째, 제공=농정원).

귀농귀촌서비스 종합센터, 정보의 보고

청년창농관에 설치된 ‘귀농귀촌서비스 종합센터’에는 귀농귀촌에 관심 많은 참관객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여기서는 귀농귀촌과 관련한 정부·지자체의 지원정책, 교육, 창업자금, 금융보증기금, 마이스터품목 등 총 6개의 창구가 마련돼 해당사항별로 참관객의 문의를 접수했다.

주된 문의는 △귀농귀촌을 할 경우 어떤 정책 자금을 받을 수 있는지 △희망지역에 귀농귀촌을 하고 싶을 시 주요 정보는 어떻게 얻는지 △작목 선택과 재배기술 교육은 어디서 받는지 △귀농귀촌 신청자격 요건은 무엇인지 등으로, 주로 문의를 하는 참관객의 연령은 50~60대가 많았다.

이른 아침부터 귀농귀촌 종합센터를 방문한 50대 이영준·김미자 부부는 “5년째 해온 조그만 치킨 프랜차이즈 운영을 조만간 접고, 내년 안에 고향인 경북 김천에서 터를 잡고 싶어 정보 습득 차원에서 박람회를 찾아왔다”며 “귀촌하게 되면 가장 큰 고민들이 주거 문제와 농지 구입, 소득 작목을 무엇으로 선택하느냐 인데, 상담을 하면서 약간의 고민은 해결된 느낌이다”고 말했다.       

귀농귀촌서비스 데스크에서 지원정책 문의 총괄을 맡은 김시준 전문상담관은 “아무래도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의 문의가 많은데, 특히 농업창업과 주택자금에 관한 정부 및 지자체 지원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며 “관계기관과 지자체마다 귀농귀촌에 따른 신청자격이나 지원 수준이 다소 상이하기 때문에, 농식품부나 농촌진흥청, 농정원과 같은 관계부처 및 기관 또는 귀농귀촌 종합센터(1899-9097)에 문의하면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귀농귀촌 종합센터 외에도 예비 창업인과 청년농을 위해 농촌진흥청은 미래유망 일자리 소개와 청년농업인의 육성 방향을 안내하고, 농정원은 귀농을 꿈꾸는 예비 귀농귀촌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청년 벤처창업 지원정책을 안내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 스마트 농기자재 업체와 관계기관이 참여한 스마트농업관.

스마트농업관, 수준 높은 농업기술 선봬

귀농귀촌박람회 행사장 전면에 배치한 ‘스마트농업관’에서는 메타로보틱스(농업용 드론)·나래트렌드(스마트환경제어시스템)·애그리로보테크(로봇착유시스템)를 비롯한 스마트 농기자재 업체들이 참여해, 참관객을 대상으로 높은 수준의 스마트 농업기술을 선보였다.

메타로보틱스의 경우, 실제 농업용 무인항공방제기 제품을 직접 전시·설명해 참관객의 이해를 도왔고, 나래트렌드는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을 접목한 스마트팜 미니 모형을 가져와 작동원리와 센서데이터 데이터베이스(DB) 저장 과정, 인터넷 영농일지 작성 등 상세하게 설명해준 점이 눈길을 끌었다.

나래트렌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청년농이나 예비 창업농이 우리 부스를 자주 찾고 있고, 주로 초기 설비비용이나 원격제어 처리과정, 스마트팜 재배에 적합한 작물 종류를 많이 물었다”며 “직접 사람이 관여할 필요 없이 자동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물이 자라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준다는 점 때문에 과거보다 스마트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 수직농장을 체험하고 있는 참관객들. 사진=농정원
▲ 스마트농업관을 찾은 참관객들이 관련 업체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농정원은 스마트 장비와 시설, 기술을 시연 및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참관객에게 호응을 얻었다. 특히 조명과 온·습도와 같은 다양한 환경 요인을 원격으로 제어 가능한 스마트 온실, 건물 내 생육환경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농산물을 계획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구조화 한 수직농장은 첨단 스마트 농업에 관심 있는 참관객의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경기도 김포에서 5년 째 딸기를 재배하는 박모 씨는 “6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데, 인력이 딸리다보니 생산성이나 노동력 절감 차원에서 스마트팜 전환을 고려중에 있다”면서 “스마트팜이라는 개념이 생소해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인데, 직접 여기서 스마트 온실을 체험해보고 관련 업체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귀농귀촌 컨퍼런스에서 스마트팜 기술을 설명 중인 노규석 태곡농원 대표(맨 왼쪽).
▲ 귀농귀촌 콘퍼런스 이후 MC 김제동이 '귀농귀촌, 사람과 소통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귀농귀촌 콘퍼런스 '스마트팜' 집중조명

행사 첫 날 오후에 ‘농업에 부는 4차 산업혁명 바람’이라는 주제로 열린 귀농귀촌 콘퍼런스에도 많은 참관객이 몰려 들었다. 이미 사전에 온라인 신청 접수를 받아 150명 정원 예약이 꽉 찼고, 당일 현장 등록에도 콘퍼런스 관람을 희망하는 참관객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았다. 이 때문에 주최 측이 행사장에 좌석을 추가로 급히 마련됐지만 많은 인원을 채우기에는 부족할 정도로 콘퍼런스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았다. 

콘퍼런스에는 청년농인 노규석 태곡농원 대표와 정유경 봄봄꽃농원 대표, 스마트팜 농산물 유통을 담당하는 롯데마트의 봉원규 채소팀 MD 등 세 명이 패널로 참석했다. 경상남도 합천에서 8000여평의 스마트팜으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4년차 경력의 청년농인 노규석 대표는 스마트팜 운영에 따른 다양한 장점들을 소개했다.

노 대표는 “해발 800m 고지대에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 열악한 환경에도  파프리카·딸기를 비롯한 고소득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스마트팜 운영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 “처음 농사를 짓는 이들도 스마트팜으로 데이터 수집과 분석으로 작물 재배에 관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귀농·귀촌할 수 있는 환경이 보다 수월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충청남도 예산에서 스마트팜으로 화훼를 재배하는 6년차 경력의 정유경 대표 역시 스마트팜이 직접 생산현장에 있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농장을 운영·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부득이하게 내가 외부에서 업무를 보거나, 가족과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스마트폰을 통해 작물 재배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때에 따라 농장의 개폐기와 온·습도를 제어하는 등 농장 운영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며 “ICT가 접목된 지금의 스마트팜 기술은 농가에게 시간적·거리적 제한을 최소화해주는 아주 유용한 도구”라고 말했다. 

봉원규 MD는 ICT가 접목된 스마트팜의 도입은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좋은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봉 MD는 “롯데마트는 현재 스마트팜 농가들과 직거래를 통해 취청오이·대추방울토마토·파프리카 등의 채소류를 공급받고 있으며, 이들 작물을 ‘SMART FARM(농업에 과학을 더하다)’이라는 별도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제공 중에 있다”며 “스마트팜에서 재배된 채소류는 ICT 기술 활용으로 균일한 품질과 안전성이 확보돼, 특히 고품질의 농산물을 원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