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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판] 대기시간도 연장근로수당 지급해야 하나?판례로 보는 법률 상식 바로잡기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7.06  11:20:25
   
 

1. 대기시간에 대해서도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하나요?

대법원은 버스기사들이 버스 운행 사이의 대기시간도 근로시간의 일부라며 이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해 달라고 청구한 사안에서, ‘근로시간’과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 ‘휴게시간’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고 하네요. 결국 ‘근로시간’이냐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 ‘휴게시간’이냐 하는 판단 기준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지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이냐 ‘휴게시간’이냐 하는 것은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고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을 것인데요. 특히 ‘주 52시간’ 시대에 근로시간이냐 휴게시간이냐의 판단기준은 고용주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꼭 눈여겨볼 만한 판례라 할 것입니다.

 

2. ‘대기발령 후 6개월 동안 보직을 부여받지 못하면 자동해임된다’는 사내규정은 정당한가요?

A회사에 근무하는 B씨는 업무와 관련해 A회사와 마찰을 빚었습니다. 이에 A회사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B씨가 회사의 방침을 어기고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사규위반, 지시불이행 등 직무상 의무를 위배했다며 대기 발령 결정을 내렸습니다. A회사의 포상징계규정에는 ‘대기 발령을 받은 사원이 이후 6개월이 지나도록 보직을 부여받지 못하면 자동해임된다’라는 조항이 있었고, A회사는 위 대기 발령 조치 후 B씨에게 6개월 동안 보직을 부여하지 않고 자동해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제23조상의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면서, 사용자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 퇴직 사유’로 정하고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고용주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사실상의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이 예정하고 있는 엄격한 제한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우리 근로기준법은 해고의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회사들 중에는 이를 회피해 용이한 방법으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편법을 사규에 규정해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그것이 해고로서의 본질을 가진다면 부당해고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규를 한 번쯤 재정비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3. 부동산을 이중으로 매매하면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부동산 소유자인 A가 B와 자신의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을 맺고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급받은 상황에서, 같은 부동산을 제3자인 C에게 이중으로 팔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준 경우 에는 A가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 오래 전부터 확고하게 자리 잡은 대법원 판례였습니다.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해 자유롭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반면, 중도금까지 지급되어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부동산을 파는 A는 부동산을 사려는 B에 대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법적 지위’를 가지게 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즉 형법적으로 표현하자면, 부동산을 파는 A는 부동산을 사려는 B의 ‘재산보전에 협력해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가 있고, 이때 A는 ‘다른 사람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B와의 신임관계를 저버리고 부동산을 C에게 판매한 A는 응당 배임죄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반대 논리도 만만찮았습니다. 사적자치, 계약체결 자유의 원칙에 따라 A는 계약 상대방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리고 부동산을 판 사람과 산 사람은 법적으로 위임관계가 없는데, 단순히 등기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형사책임까지 추궁하는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3월 공개변론까지 열어 쌍방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한 끝에 결국 종전 판례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대법원 판례가 바뀌기 전까지는 계약금에 중도금까지 받은 부동산 소유자는 절대 이중으로 부동산을 판매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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