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3년 제작된 오메가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가 105년 만에 부활했다. 출처=오메가

1913년 오메가가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를 만들었다. 크로노그래프란 경과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로 손목시계 버전 스톱워치라 생각하면 쉽다. 주머니 속 크로노그래프를 손목 위로 올린 오메가의 발상은 이후 시계 제조 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로부터 105년의 세월이 흘렀다. 오메가는 100년의 시간을 되짚어 역사적인 시계를 부활시켰다. 새 생명을 얻은 오메가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는 전 세계 18점 한정 제작한다. 시계의 가격은 1억3000만원대. 지난 2일 시계를 공개하던 날부터 시계의 복원 과정, 시계의 면면을 사진과 함께 감상해보자.

지난 2일 오메가가 스위스 비엘에 있는 오메가 박물관에서 오메가 최초의(First)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 한정판을 공개했다. 자리에 참석한 레이날드 애슐리만(Raynald Aeschlimann) 오메가 CEO는 “오메가에 몸담은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이런 프로젝트는 처음이다. 시계에 탑재된 무브먼트는 105년 전의 것이다. 새 생명을 얻은 무브먼트는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써내려갈 것이다. 무브먼트 복원 기술과 시계를 완성한 장인정신은 그야말로 눈이 부셨다. 그 결과를 지금 여러분과 공유할 수 있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감격에 찬 소감을 밝혔다.

▲ 워치메이커가 무브먼트 부품을 다듬고 있다. 출처=오메가

오메가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 복원에 나선 건 오메가의 아틀리에 투르비옹(Atelier Tourbillon) 부서다. 소속 워치메이커들은 오리지널 모델을 만들 때 사용했던 공구와 제작 기법을 활용해 시계를 완성했다. 오메가의 설명에 따르면 무브먼트 하나를 복원하는 데 수백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 무브먼트에 들어가는 부품들. 출처=오메가
▲ 부품을 분해해 치수를 계산하는 장면(좌), 부품을 조립하는 장면. 출처=오메가
▲ 메인 플레이트를 다듬는 장면(좌), 부품에 원형 패턴을 새기는 장면. 출처=오메가
▲ 무브먼트플레이트를 깎고 있다. 출처=오메가
▲ 워치메이커가 무브먼트를 조립하고 있다. 출처=오메가
▲ 톱니바퀴를 재정비하고 있다. 출처=오메가
▲ 깔끔하게 다듬어진 톱니바퀴. 출처=오메가
▲ 손톱보다 작은 시계 부품. 출처=오메가
▲ 무브먼트 조립 마무리 단계. 출처=오메가
▲ 1913년 제작된 오리지널 모델(좌), 2018년 다시 태어난 오메가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 출처=오메가

1913년에 제작된 18개의 무브먼트는 제각각이었다. 워치메이커들은 무브먼트를 분해해 각 부품의 치수를 계산하고 설계도를 준비했다. 조립에 앞서 무브먼트 부품을 깎고 다듬고 광을 낸 다음 특수한 실리콘 도구를 사용해 원형 패턴을 새겨 넣었다. 모든 부품을 제자리에 조립한 뒤 무브먼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조정한 뒤 테스트를 거치면 무브먼트 복원이 마무리된다.

▲ 시계에 사용된 순백의 그랑푀 에나멜 다이얼. 출처=오메가
▲ 에나멜 파우더를 뿌리는 장면(좌), 가마에 다이얼을 굽는 장면. 출처=오메가
▲ 실리콘 도장으로 인덱스를 찍는 장면(좌), 서브 다이얼을 장착하는 장면. 출처=오메가

새하얀 다이얼은 그랑푀 에나멜 기법으로 제작했다. 에나멜 장인은 금속판 위에 곱게 간 에나멜 가루를 뿌린 뒤 고온의 가마에 구워내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렇게 탄생한 순백의 에나멜 다이얼에 실리콘 도장으로 오메가 로고와 인덱스를 찍어낸 다음 다시 구워낸다. 3시 방향과 9시 방향에 들어가는 서브 다이얼 역시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 미리 만들어 놓은 구멍에 탑재하면 다이얼 완성이다.

▲ 18K 화이트 골드 케이스를 장착하고 있다. 출처=오메가
▲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케이스를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다. 출처=오메가

시계의 외관 역시 1913년 오리지널 모델을 모티브로 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비행사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디자인으로 큼지막한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안쪽에 적힌 빨간색 24시간 인덱스, 파란색 핸즈가 특징이다. 직경 47.5㎜의 케이스 소재는 18K 화이트 골드다. 크라운과 6시 방향의 푸시버튼, 시계 중앙의 크로노그래프 핸즈는 오메가 고유의 합금 소재인 세드나 골드로 제작했다. 시계 뒷면엔 한정판 넘버가 적힌 뚜껑이 달려 있고 뚜껑을 열면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케이스를 통해 무브먼트가 움직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 시계와 함께 제공되는 패키지. 출처=오메가
▲ 시계와 함께 여분의 스트랩과 스트랩 교체 도구가 들어있다. 출처=오메가
▲ 장인의 손 끝에서 탄생한 가죽 박스. 출처=오메가
▲ 오메가 로로가 새겨진 잠금 장치가 달려 있다. 출처=오메가

패키지도 압권이다. 18점의 한정판 시계는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만든 가죽 박스와 함께 제공된다. 박스 안엔 시계와 함께 두 개의 여분 스트랩, 스트랩 교체 도구, 확대경, 시계 파우치가 들어 있다. 105년 만에 다시 살아난 오메가의 유산을 품으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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