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CJ가 국내 문화콘텐츠 업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K-POP과 영화,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광범위 콘텐츠 제작, 활용의 역량은 우리나라에서 그 경쟁력을 따라갈 수 있는 주체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콘텐츠 업계에서 CJ의 절대입지에 도전하고 있는 기업이 나타나 관련 업계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카카오의 콘텐츠 계열사 ‘카카오M’이다.

카카오M​, 음원서비스부터 연예기획, 콘텐츠 제작까지 

카카오M 이제욱 대표이사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카카오M은 배우·제작·광고 등 콘텐츠 전 영역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완성으로 수익을 극대화해 이른 시간 안에 K-콘텐츠 1위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면서 “모회사인 카카오의 플랫폼 경쟁력 그리고 파트너 기업들과 협업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키워 나갈 것”이라면서 콘텐츠 역량 확장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는 콘텐츠 업계에서 절대 입지를 굳힌 CJ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이다. 

카카오가 콘텐츠 사업을 자사의 경쟁력으로 앞세우기 시작한 것은 카카오가 지난 2016년 인수한 종합음악기업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사명을 카카오M(KakaoM)으로 바꾼 지난 3월부터다. 이를 기점으로 카카오M은 카카오의 종합 콘텐츠기업이자 핵심 계열사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명인 카카오M은 Music(음악), Melon(멜론), Media(영상) 등 자사의 사업영역을대문자 M으로 강조한 이름이다. 이는 동시에 음악 산업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미디어까지 브랜드를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 카카오M의 3대 사업부문. 출처= 카카오M

카카오M의 주력사업은 멜론(온라인 음원 제공)·음악콘텐츠 제작·영상콘텐츠 제작 등 크게 3가지 부문이다. 음악콘텐츠 부문은 온라인 음원 서비스 ‘멜론’. 글로벌 K-POP 채널 ‘원더케이(1theK)’과 대표적이다. 멜론은 3300만명의 고객, 3000만곡의 음원 보유(2018년 6월 기준) 등으로 시장 점유율 1위의 절대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원더케이는 다양한 K-POP 콘텐츠를을 유튜브·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웨이보 등 글로벌 미디어 채널에 콘텐츠를 송신해 전 세계 1700만명(2018년 6월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다. 이 외에도 카카오M은 페이브엔터테인먼트, 크래커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문화인 등 기획사(레이블) 운영으로 실력있는 아티스트를 육성하는 데에도 투자하고 있다. 

▲ 카카오M 소속 연예기획사들. 출처= 카카오M

카카오M의 영상콘텐츠 부문은 2017년에 들어와 모바일 영상 제작소 ‘크리스피 스튜디오’와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로 운영된다. 크리스피 스튜디오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스낵형 예능과 웹드라마 콘텐츠 제작사이며 메가몬스터는 CJ E&M 스튜디오드래곤과 전략 제휴를 맺고, 공동투자 형태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업체다. 

이처럼 카카오M은 최근 2년간 제작부터 인력 육성까지 콘텐츠와 연결된 거의 모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으로 그 사세를 점점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M의 이러한 성장은 업계에서 CJ의 ‘미디어-커머스’ 전략과 경쟁 구도를 이루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카카오M vs CJ ENM 

CJ는 최근 CJ E&M과 CJ오쇼핑을 합병한 법인 CJ ENM을 CJ제일제당·CJ대한통운과 함께 그룹 전체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무기’로 내세웠다. CJ ENM이 추구하는 방향은 자사가 보유한 콘텐츠의 힘을 활용해 이전에 없었던 수익 창출을 도모하는 것이다.

▲ 영상과 홈쇼핑을 결합한 CJ오쇼핑의 콘텐츠 '1분 홈쇼핑' 출처= CJ ENM

콘텐츠 제작과 유통은 E&M 사업부문이 맡고 커머스(판매·유통)는 오쇼핑 사업부문이 맡는다. 물론 두 회사의 사업은 크게 맞닿은 부분이 있지는 않지만,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 CJ는 합병 전부터 다양한 실험으로 콘텐츠와 커머스의 융합을 준비해왔다. 이를테면 CJ 오쇼핑에서는 홈쇼핑에 독특한 기획을 가미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는가 하면, CJ E&M은 1인창작자 지원 사업 ‘다이아 티비’를 통한 제품 마케팅과 판매를 실험하기도 했다. 

CJ E&M 김성수 대표이사는 새 합병 법인의 전략에 대해 “프리미엄 IP(지식재산권 원천 콘텐츠) 강화, 디지털 콘텐츠 스튜디오 사업 확대, 콘텐츠 기반 글로벌 유통 플랫폼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M과 CJ ENM은 모두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들의 가능성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많다. 그렇기에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 두 업체의 ‘눈에 보이는’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경쟁의 시너지 기대”  

일련의 상황에 대해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경쟁은 콘텐츠 업계에 이전보다 더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가지고 투자 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는 등의 긍정적 해석도 내놓고 있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두 업체는 분명한 경쟁 구도를 유지하겠지만, 때로는 서로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원천들을 공유함으로 업계의 선순환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하나로 뭉치면서 경쟁력을 확장하고 있는 흐름을 보면 우리나라의 콘텐츠 업계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선 이처럼 ‘힘’을 가진 주체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면서 “이전까지 다양한 콘텐츠들을 활용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 국내에서는 CJ가 유일했다면, 카카오M의 성장으로 국내 업계에는 ‘올 라운드 플레이어’가 추가되면서 업계의 파이(규모)를 키울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