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 사는 최 씨는 얼마 전 미국주식에 투자해 큰 수익을 봤다. 과거 중국 붐이 일었을 때 펀드 대신 직접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봤던 친구의 사례가 떠올라 직접 미국주식을 거래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씨티글로벌을 1달러에 매수 후 3달러에 매도해 2주 만에 약 300%의 수익을 올렸다. 이에 자신감이 붙은 최 씨는 며칠 전 씨티글로벌, AIG, GM의 세 종목에 각각 1000만원씩을 투자했다. 세 종목 중 한 종목만 살아남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위기로 씨티글로벌, AIG 등의 미국금융주들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고 이머징 마켓의 증시가 큰폭으로 하락하자 대안투자를 노리는 국내투자자들이 해외증시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

실제로 국내 해외주식 투자점유율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리딩투자증권의 경우 연초 이후 3000계좌가 증가했고, 하루 평균 50계좌가 늘어나는 등 현재까지 해외주식계좌는 2만여개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해외주식 투자자가 매년 100% 정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석진 리딩투자증권 국제영업부 과장은 “처음 해외주식에 투자했던 1세대들은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면서 제2의 삼성전자, 삼성생명을 꿈꿨지만 최근 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씨티, AIG 등 글로벌 기업의 주가가 1~2달러에 거래되자 레버리지가 큰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금융주로 큰 수익 올려
큰 폭의 하락을 거듭한 미국금융주를 매수한 국내투자자의 경우 지난 3월 초 실적호전 전망으로 인한 금융랠리로 큰 폭의 수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진 과장은 “최근 미국금융주들이 큰 폭으로 올랐던 지난 3월, 씨티글로벌을 1달러에 매수해 3달러에 매도한 투자자의 경우 2주 동안 200~300달러 정도의 수익을 냈고, AIG를 50센트에 매수해 2달러에 매도한 또 다른 투자자의 경우 4배 이상 수익을 낸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 국가별로 거래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놓치는 게 많다. 특히 국내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미국주식은 거래방식이 다양해 투자자들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국내처럼 무조건 올라야 수익이 나는 상품만 있는 게 아니라 지수가 내리면 수익이 나는 상품, 2~3배의 레버리지를 얻을 수 있는 상품 등 투자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주가가 떨어질 거라고 확실히 예상하기 때문에 100%로 만족을 못하겠다면 주가가 떨어지면 수익을 낼 수 있는 ETF 숏 중 3배 수익이 나는 상품을 매수하면 된다.

해외주식 거래는 리딩투자증권, 굿모닝신한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SK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거래할 수 있다.

이 중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하는 증권사는 리딩투자증권과 굿모닝투자증권 등이고 미국증시가 열리는 야간 시간에 직원이 주문을 받는 ‘나이트데스크’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거래방법은 비교적 간단해 계좌개설 후 증권사에서 투자 성향를 진단받고 증권사에 매수를 주문하면 된다.

4월이면 안방에서 거래 가능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거래수수료이다. 해외주식은 수량당 수수료를 매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리딩투자증권의 경우 1000주당 40달러를, 굿모닝신한증권은 2000주당 50달러 또는 거래금액의 0.5% 중 비싼 비용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10만원인 주식의 경우 1000주를 매수하면 1억원인데 리딩투자증권은 40달러(4만~5만원)이지만 굿모닝신한증권의 경우는 0.5%를 적용하므로 50만원이다.

수수료가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또한 1000주를 한 건으로 쳐 1000주 이하는 무조건 40달러이기 때문에 1달러짜리 주식을 10주 산다면 주식매수비용보다 수수료를 더 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따라서 주식매수 시에는 수량, 가격 등을 고려해 유리한 증권사를 선택해야 한다.

만일 HTS를 사용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증권사에 시세이용료를 내고 이용하면 된다. 리딩투자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미래에셋투자증권 등 각 증권사별로 HTS로 거래할 수 있는 국가가 다르므로 자세히 알아보고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업계에서는 이미 해외주식 거래 HTS를 출시하려고 준비 중인데 리딩투자증권은 4월 말경, 굿모닝신한증권은 5월 중에 오픈 예정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이미 TF팀을 구성해 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주식 거래 시 양도소득세도 잊어서는 안 된다. 250만원 초과수익의 경우 약 2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데 본인이 직접 신고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미국주식은 상하한가가 없기 때문에 돌발악재에 무방비하고 단타를 노릴 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목표수익률을 정한 뒤 기간을 두고 매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지연 굿모닝신한증권 해외주식팀 과장은 “해외주식은 국내주식과 달리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는 점과 주식가격 변동과는 별개로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희나 기자 hn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