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복근 광운대 바이오의료경영학과 교수가 4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제5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서 인체 미생물 중 장 안에 있는 미생물은 약 4000종으로 숫자는 약 100조개라고 설명하는 발표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마이크로바이옴은 지속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다"

광운대학교 바이오통합케어경영연구소가 4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제1소회의실에서 연 제5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이야기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마이크로비오타(Microbiota)와 지놈(Genome)의 합성어다. 마이크로비오타는 인간의 몸에 서식하며 서로 유익을 주는 공생관계의 미생물이고, 이들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나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 자체를 뜻한다. 인체 미생물 중 장 안에 있는 미생물은 약 4000종, 약 100조개이며, 이들의 무게는 약 1.5Kg이다. 

포럼은 이날  ‘장내 마이크로옴의 변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현황과 산업동향’, ‘미생물 자연과학농업’, ‘축산분야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방안’, ‘마이크로바이옴의 내시경을 통한 적용 사례’등을 발표해 관련 산업의 문제점과 나아가야할 점 등을 공유했다. 포럼에는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한 산업‧학회‧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해 마이크로옴 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나눴다.

▲ 윤복근 광운대 바이오의료경영학과 교수가 4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제5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포럼의 좌장을 맡은 윤복근 광운대 바이오의료경영학과 책임지도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과 그 역할에 대해 발제하고 “미생물은 불청객으로 몸속에 기생하는 것이 아니라 유해균의 침입을 막아주고, 대사작용과 면역조절기능을 하면서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상생관계로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소장과 대장의 상피세포 점막에 어떤 미생물이 형성되어 살고 있느냐가 건강과 직결되어 있다”면서 “건강한 사람은 장속에 유익균과 유해균이 85 대 15로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소화과정이다. 인간이 음식을 섭취하면 이는 각각의 영양소로 분해되어 세포벽을 통해 체내로 흡수된다. 소화과정에서는 소장의 역할이 크다. 면역세포의 80% 이상이 소장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장에는 독소를 거르는 융모가 있고 이보다 더 작은 미세융모가 있다. 윤복근 교수는 이 부분에서 대부분의 질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인간이 먹는 음식들의 독소가 미세융모에 영향을 끼치면서, 육체 안에 독소가 쌓여 질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독소에 대한 전쟁은 그동안 소화효소나 호르몬만이 하고 있다고 연구됐다”면서 “우리 몸 안에 있는 미생물들이 독소를 차단하고, 분해하면서 몸을 지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역할을 하는 장내 미생물은 연구가치와 산업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 김병용 천랩 연구소장이 4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제5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현황과 산업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김병용 천랩 연구소장은 개인 맞춤형 마이크로바이옴 연구현황과 산업동향 발표에서 “개인마다 각자 다른 미생물을 갖고 있지만 기능별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우리의 세포 유전인 지놈은 바꿀 수 없지만, 미생물은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영양의 소화나 면역에 대한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용 연구소장은 코알라를 예로 들어 “코알라가 먹는 유칼립투스 잎은 독소가 많다”면서 “코알라는 대개 두 가지 유칼립투스 잎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섭취한다. A잎만 먹는 코알라에게 B잎을 먹는 코알라의 장내 미생물을 주입하면, A잎만 먹던 코알라는 A잎과 B입을 모두 섭취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소장은 “앞으로 식품회사는 이 음식을 먹으면, 고객의 장내 미생물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고, 이는 당신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환 건국대 생명자원학과 교수는 이날 미생물 자연과학농업에 대해 발제하면서 “토양의 미생물이 죽어 땅이 점차 사막화된다”면서 “앞으로는 미생물을 이용한 자연과학농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두환 교수는 “자연과학농업은 농약 등 화학 성분으로 작물에 영향을 주는 관행농업, 유기체 비료를 주로 사용하는 유기농농업과 다른 것”이라면서 “미생물을 이용한 방법으로, 미생물을 키워, 작물에 유익한 미생물을 토지에 조금 뿌리고 증식시켜 이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파주에서 약 1만평 가량의 토지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며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들이 관련 연구로 학위를 받고 있는 중”이라면서 “아주 자연스러운 농업이고, 관련 연구로 객관성을 갖춘 데이터를 산출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과학농업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작물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이에 대항하면서 기능성 물질을 생성하므로, 체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비율이 85 대 15가 적당한 것처럼 약간의 해충은 작물재배에 도움이 된다.

김민석 농촌진흥청 영양생리팀 박사는 축산분야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방안을 발표하면서 “사육단계별로 사료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도 달라진다”면서 “무균돼지 시험 시설 등 질 높은 시설을 갖춘 국립축산과학원 주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광석 베드로요양병원 원장이 4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제5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서 내시경을 통한 장내 미생물 주입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김광석 베드로요양병원 원장은 마이크로바이옴의 내시경을 통한 적용으로 건강한 사람이 기증한 대변을 식염수와 섞고 여과해 용액만 추출한 뒤 이 용액을 환자 대장에 주입하는 기존의 치료방법이 아닌 배양한 미생물을 직접 장내에 넣은 사례를 발표했다.

김광석 병원장은 “환자들은 주관상 상태가 나아졌다고 말하고 있지만, 의사로서 객관성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맞다”면서 “기존 방식과 어떤 차이를 나타낼 것인지에 대한 관련 데이터는 현재 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달마다 1회 열린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은 약 3개월의 기간을 두고 오는 10월 17일 제6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일동제약이 1959년 국내 최초의 유산균제 비오비타를 개발한 저력을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종류의 하나인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에 대한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 2015년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지큐랩(gQlab)을 출시하고, 더마바이오틱스 조성물 3501(원료명 락토실바실러스발효물, 바실러스발효물, 아세틸글루코사민)을 활용한 기능성 화장품 퍼스트랩 프로바이오닉 마스크팩을 발매하는 등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상용화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일동제약은 또 포럼에 참여한 천랩과 지난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공동연구소(ICM)을 출범하고 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 신약과 건강기능식품을 시작으로 소화, 피부, 면역, 비만, 뇌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응용한 연구들을 수행과제로 선정해 이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