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해외 유명 항공사이자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항공(Emirates Airline)’이 올 11월 두바이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직농장 건설을 착수한다.
 

▲ 수직농장에서 재배되는 농산물. 에미레이트 항공은 내년 말 완공 예정인 수직농장을 통해 하루 2.7톤 상당의 농산물을 생산할 계획이다. 출처=에미레이트 항공

 

중동지역 현지 매체인 더내셔널(The National)에 따르면 에미레이트 항공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크롭원(Crop One)’과 4000만달러(한화 약 447억 원) 규모의 파트너쉽 협약을 맺고, 두바이월드 센트럴 지역(Dubai World Central)의 알 막툼 국제공항(Al Maktoum International Airport) 인근에 약 13만f2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직농장을 건설한다. 이번 수직농장 프로젝트는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이르면 올 11월부터 건설이 개시된다.

에미리트 항공은 수직농장을 통해 매일 2.7t 상당의 과일·채소 등의 농산물을 생산할 계획이며, 생산과정에 제초제와 살충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처럼 에미리트 항공이 수직농장 건설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자국의 높은 농산물 생산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중동지역 농산물 생산·유통 현황 자료에 따르면, UAE를 비롯한 중동지역은 광활한 사막지대 때문에 농경지 규모가 매우 작지만,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1인당 농경지는 0.19헤탁아르(ha)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또한 전 세계에서 강수량이 제일 적어 농산물 생산에 많은 애로가 있다.

이런 이유로 실제 UAE의 주요 농산물 재배지 중 한 곳인 푸자이라(Fujaira)의 농민들은 높은 생산단가를 감당하지 못해 과일·채소 등 농산물 재배를 포기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직농업은 전통적인 농업과 비교해 농산물 생산에 필요한 용수를 99% 가까이 절감할 수 있고, 탄소발자국(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도 훨씬 적게 나온다. 재배공간 사용도 무척 집약적인데, 향후 에미리트 항공의 수직농장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양은 900 에이커(ac) 규모의 일반 야외농장에서 수확되는 농산물 양과 맞먹는다. 900 에이커는 약 364만2000㎡(110만1800여 평) 규모다.

에미리트 항공그룹의 회장 겸 최고 경영자인 셰이크 아메드 빈 사이드 알 막툼 (Sheikh Ahmed bin Saeed Al Maktoum)은 “수직농장 건설은 UAE의 설립 비전인 ‘농산물의 자급자족’을 추진하는데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획기적인 생산기술이 도입될 이번 시설 투자로 두바이가 글로벌 혁신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셰이크 회장은 “수직농장 프로젝트를 통해 재배된 농산물은 향후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하는 전세계 승객에게 기내식으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수직농장은 UAE의 미래식량 공급 측면에서 환경 친화적이면서 지속가능한 해결책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미 지난 3월 두바이에 UAE 최초의 수직농장인 ‘바디아 팜스(Badia Farms)’가 개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