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몸에 작은 물집 같은 것이 생기면, 처음에는 없어지겠거니 하며 물집 완화 연고를 바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숫자가 점점 늘어나거나, 크기가 커지고 아이가 가려워 한다면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물사마귀나 사마귀, 농가진 등을 의심해 볼 수 있지만 초기에는 눈에 보이는 병변만으로 구분이 어렵다.

물사마귀는 주로 몸통과 팔다리 등에 나며 설사나 고열 등의 전신 증상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전염성이 강한 편이다. 초기에는 HPV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사마귀, 피부가 헐고 고름이 나오는 농가진 등과 혼동할 수 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사마귀만 제거하면 재발하거나 몸에 번지는 경우도 있는데, 아이의 면역력이 낮을수록 재발 확률은 물론 전염될 가능성도 높아 면역력 증강이 치료의 핵심이다.

 

물사마귀, 바이러스성 사마귀와 다르다

우선 아이의 몸에 작고 둥근 구진 형태로 살색 혹은 연 분홍색을 띄며 핀셋 등으로 따보았을 때 하얀 피지나 액체가 흘러나오는 경우라면 물사마귀를 의심해봐야 한다.

물사마귀는 전염성 혹은 전염성 물렁증 등으로 불리는데 아이의 면역력이 낮아지거나 연속종 바이러스 등에 발생하는 피부질환이다. 잠복기는 한 달, 병변 지속기간은 6~9개월이며 자각 증상은 크게 없으나 가려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소아에게 흔하고 어른에게는 전염성이 낮아 자녀들 간에 서로 옮지 않도록 미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반면 사마귀는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감염으로 피부 및 점막의 양성 증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물사마귀와 다르다. 발, 다리 얼굴과 성기 등 노출부위 피부에 딱딱한 군살이 자라나는 피부질환이다. 표면이 오돌토돌한 콩알 크기의 심상성 사마귀, 표면이 납작하고 편평해 보이는 편평 사마귀, 손이나 발바닥에 생기는 수장, 족저 사마귀, 성기에 발생하는 사마귀 등 종류도 다양하다.

통상적으로 아이들의 경우 사마귀보다 물사마귀를 앓는 경우가 많고, 물사마귀의 경우 손과 발 등의 국소 부위보다는 몸통과 팔 다리에 번지듯 생겨 구분이 필요하다.

 

포도알균성 농가진, 물사마귀와 어떻게 구분할까

바이러스성 사마귀만큼 물사마귀와 혼동하기 쉬운 것이 포도알균성 농가진이다.

농가진은 주로 얼굴에 많이 발생하는 피부질환으로 피부의 각질층이 손상돼 질환이 점점 크게 발생한다. 처음에는 붉은 빛깔의 좁쌀 크기만 한 것이 생겼다가 바로 진물이나 고름으로 변하며 확대된다. 상처를 건드리면 쉽게 진물이나 고름, 전염성도 강하다. 초기 물집은 겉보기에 정상적인 얼굴, 몸통, 샅, 손발 등의 피부에 한두 개의 자잘한 물집으로 시작되어 곧 크고 흐물흐물한 물집으로 변한다.

크게 연쇄구균성과 포도알균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포도알균성 농가진의 경우 주로 소아에게 발생하며 초기에 완두콩 크기의 물집이 생기는 증상을 보여 물사마귀와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무색 투명한 병변은 점차 혼탁하며 불투명한 옅은 누런색으로 변하고, 피부를 벗겨내는 독소를 품고 있어 피부가 파열되거나 헐게 되어 새로운 수포가 생기며 다른 아이에게 전염된다. 여름철에 많이 생기고, 성인에게는 드물게 나타난다.

연쇄구균성 농가진은 10일 정도가 지나면 자연적으로 세균이 없어져 치유되는 경과를 밟지만 연쇄구균성 농가진에 걸린 아이들 가운데 5%는 급성신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농가진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짜내도 재발한다면, 아이 ‘면역강화’ 치료가 우선

고열이나 지속적인 설사 등의 전신증상이 없다면, 소아기에 겪는 피부질환은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 전염성이 강한 균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쉽다. 결국 평소 아이의 면역력이 강해야 물사마귀 등의 피부질환을 겪지 않고, 다른 아이에게 옮지도 않는다.

바이러스성 사마귀나 농가진의 경우 전신 증상을 동반할 위험이 있어 엄마들이 빠르게 대처하는 경우도 많지만, 물사마귀의 경우 금방 없어지겠지 하며 평소 음식을 더 잘 먹이고 음식만 신경 쓰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물사마귀는 평소 식단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

물사마귀는 신체 내 면역력이 증가하고 바이러스가 제거되면 환부가 자동적으로 탈락되면서 정상적인 피부로 재생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면역증강 치료가 핵심이다.

한두 개 남아 있는 물사마귀가 다시 번지면서 재발하는 경우도 면역치료가 아닌 사마귀를 짜내거나, 눈에 보이는 부분만 깨끗하게 제거하는 데 그쳤을 경우가 많다. 물사마귀는 제거한 이후에도 여전히 그 부근에 눈에 보이지 않는 사마귀 바이러스가 남아 있는데, 다시 번지거나 재발하지 않으려면 환자의 면역상태가 중요하다. 이때는 무리하게 반복적으로 사마귀 자체를 제거하는 것보다 면역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연령에 따라 뜸이나 약침을 이용하기도 하고, 대부분 외부 자극 없이 한약만 복용해도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복용하기 쉬운 한약 제형이 많이 개발됐다. 따라서 약을 잘 복용할지에 대한 걱정도 덜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