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등급과 전망이 상향 또는 유지된 가운데 DB금융투자만이 하향 조정됐다. 저금리 등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지만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화증권사 선정에서도 제외되는 등 방향성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업계 경쟁심화 등으로 시장 지위 회복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도 늘어 경기 침체 시 자산건전성 우려도 존재한다. 향후 신용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 하락한 곳은 DB금융투자(A→A-)가 유일하다. 최근 3년간 저금리 환경, 기업금융 시장 확대, 거래대금 증가 등 우호적 시장 환경이 조성됐지만 여타 증권사와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국내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DB금융투자와 같은 등급에 위치한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의 신용등급은 한 단계 상향 조정됐다.

업계 경쟁심화, 대형사 위주 시장 재편 등으로 DB금융투자의 지위 회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증권산업의 수수료율 인하, 중소형사에 불리한 규제환경 등을 감안하면 향후 전망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1~3분기) 대우조선해양 CP(양도성예금증서) 손실 인식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 호조를 바탕으로 순이익 100억원, 총자산이익률(ROA) 0.3%의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사모펀드(PEF)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동부대우전자 지분 관련 감액손실이 발생하면서 2017년 당기순이익은 26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수수료와 이자 등 기본이익이 자산운용부분의 실적변동을 흡수하지 못한 셈이다.

이익창출능력이 저하되면서 자기자본이 늘지 않았다. 자기자본은 증권사의 사업규모와 시장지위를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신용공여한도, 위험인수여력 등 영업능력에도 직결된다. 신용등급이 강등된 핵심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투자은행(IB) 부문은 채권 주선 및 인수, 유동화증권 매입약정 등을 통해 최근 2년간 600억원 이상의 영업순수익을 창출했다.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했지만 이 시장 또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향후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

우발부채 증가도 우려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대비 우발부채 잔액 비중은 67.3%다. 업계 중간값(81.7%)보다 낮지만 그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익창출력 저하→자기자본 확대 제한→우발채무 비중 증가’로 전개된 것이다.

위험이 높아진 만큼 외부로부터의 자본 확충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금조달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지위 회복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