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거의 파트너인 누로(Nuro)는 9200만 달러의 자금을 조성해 승용차 절반 크기의 무인 차량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이 무인 차량은 여러 개의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로 혼자 주행한다.     출처= Kroger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지난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발표로 아마존과 월마트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한 크로거(Kroger)가 식품 배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무인 배달 차량에 승부를 걸고 있다.

미국 최대의 점포망을 구축하고 있는 크로거는 최근 전기차 스타트업 누로(Nuro Inc.)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회사 주장) 무인 식품 배달 서비스를 테스트한다고 발표했다.

크로거와 누로의 경영진은 향후 몇 년 후에는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무인 배송 자동차를 도입해 배송 서비스의 비용을 보다 더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시장조사 전문 기관 포레스터 애널리틱스(Forrester Analytics)가 올해 초 성인 남녀 4504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3분의 1은 배달 비용 부담 때문에 온라인 식품 쇼핑을 더 이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016년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Mountain View)에서 누로를 창업하기 전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서 자율운전차량 사업부를 이끌었던 데이브 퍼거슨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일반 배달보다 그저 1~2달러 저렴하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표는 배송비를 크게 줄이는 것입니다.”

신시내티에 기반을 두고 있는 크로거는 자동 배송 창고를 운영하고 디지털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달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영국의 온라인 식품 업체 오카도(Ocado Group PLC)의 지분을 인수했다. 크로거는 밀킷(Meal-Kit) 회사인 홈 쉐프(Home Chef) 인수를 마무리하고, 2020년까지 디지털 사업 관련 직원을 1000명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니 맥뮬런 크로거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해 아마존이 홀푸드를 사들이기 전에 이미 누로와 무인 배송 차량 개발을 협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크로거는 아마존과의 경쟁이 아니더라도 변화하는 소비자의 습관에 적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은 우리 미래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요.”

고객이 주문을 하면, 크로거 직원이 주문한 식품을 무인 차량에 싣고 고객의 집이나 픽업 지점으로 차량을 보낸다. 구매자는 전화기나 암호를 사용해 차량의 잠금을 해제하고 주문한 식품을 가져갈 수 있다.

배송 시장은 무인 자동차를 개발하는 회사의 타깃 시장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지난 해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성인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에 탑승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무인 자동차 도입 초기에는 도심 배달이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노피자(Domino’s Pizza Inc.)와 피자헛(Pizza Hut)도 피자 배달을 위한 무인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무인 자동차 스타트업인 로보마트(Robomart)는 올 가을 샌프란시스코만 지역의 매장에 6대의 무인 차량을 배치할 계획이다.

▲ 타겟(Target)도 월마트처럼, 자동화를 도입하면서 인간 직원은 가능한 고객 서비스나 쇼핑객을 도우는 일에 치중시키고 있다. 출처= Target

지난 수년 동안, 실업률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임금은 상승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소매업체들은 더 많은 매장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에 기반을 두고 있는 타겟(Target Corp.)도 올 여름부터 약 2000개의 매장에 자동 현금 계산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현금 순환기(Cash Recyclers)라고 하는 이 회색 기계는 지폐와 동전을 빠르게 계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장에서 직접 디지털 방식으로 현금을 은행에 예치할 수 있고, 계산원이 교대할 때마다 얼마의 현금이 필요한지 예측할 수도 있다. 회사는 오는 8월에 500개 매장에 이 기계를 추가 설치하기 시작해 점차적으로 미국 내 전 매장에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수동으로 이 작업을 해온 인원에게는 다른 작업이 할당될 것이라고 이 회사의 대변인은 전했다. 이 회사는 “이 팀원들이 쇼핑객을 돕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타겟의 매장은 평균적으로 현금을 계산하고 정리하는 일을 (계속 돌아가며) 한 직원이 담당하고 있었다.

현금 순환기 시스템은 런던의 대형 보안회사 G4S PLC의 자회사인 리테일 캐시 솔루션(Retail Cash Solutions)이 설치한 것으로, 지난해 월마트가 4700개 매장에 설치한 것과 유사하다. 미국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는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약 7000명의 계산원 일자리가 사라졌다.

타겟은 이런 자동화에 대응해, 직원들이 제품 전문 지식을 개발하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며, 온라인 주문 물건을 픽업하기 위해 매장으로 오는 고객들을 관리하는 것 같은 새로운 일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월마트도 선반 재고를 스캔해서 재고가 부족한 제품을 검색하고 인간 작업자와 고객에게 제품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 주기 위해 내년까지 더 많은 매장에 자율 로봇을 배치할 계획이다.

월마트는 또 지난 6월 실적 발표회에서, 자동 컨베이어 벨트를 안쪽 창고에 설치해 매주 매장에 반입되는 트럭 9대분의 물량을 하역해서 분류하는 업무의 속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자동 컨베이어 벨트 덕분에 하역 작업에 필요한 노동자 수를 8명에서 4명으로 절반을 줄일 수 있었다.

이런 자동화 확대로, 매장 주차장으로 온라인 주문을 픽업하러 온 고객을 돌보는 작업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동화로 인한 자연 감원과 새로운 업무 배치를 통해,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올해 초 타겟은 시간당 임금을 12달러로 인상했다. 회사는 2020년 말까지 15달러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 월마트도 3년 연속 임금을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