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사용자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사업수익을 빼돌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김영배 전 경총 부회장도 10여년간 자기가 경총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비자금 조성 등에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기자회견을 열어 부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총이 일부 사업수입을 몰래 빼돌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임직원의 격려비로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 격려비로 전용한 금액만 연간 15억원이고 전체 비자금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전해졌다. 

이를 보도한 일간지는  “경총 사무국은 김영배 전 부회장 시절부터 일부 사업수입을 이사회와 총회에 보고나 승인 없이 별도로 관리하면서 이 가운데 일부를 격려비란 이름으로 임직원에게 지금해 왔다”면서 “송영중 상임부회장이 5월에 이런 사실을 손경식 회장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비자금 조성에 대해서 2가지 경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안전보건위원회 활동 관련 사업비를 전용하는 수법과 기업들의 단체교섭 위임 사업과 관련해 받은 수입을 빼돌리는 수법이 언급됐다.

경총 “언론 보도 사실과 다르다”

경총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경총은 사업수익을 빼돌려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경총의 수익과 상여금에 대해 설명했다.

경총은 “2010년 이후 연구·용역사업을 통해 총 35억원(연평균 4억 4000만원)가량의 수익이 있었고 이 중 사업비로 쓰고 남은 금액과 일반 예산에서 일정 부분을 추가 부담해 연 평균 8억원 가량을 전체 직원들에게 성과급 성격의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특별상여금 지급 배경에 대해 경총은 “경총의 재정규모와 단체 성격상 사무국 직원들에게 다른 경제단체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기는 어려워 매년 우수인력의 이탈과 사기저하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일반회계, 용역사업, 기업안전보건위원회 회계서 일정부분을 분담해 연간 월 급여의 200~300% 내외의 상여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이런 사항들을 송영중 부회장에게도 보고했고 향후 보완토록 했다”면서 “송 부회장이 임명한 내부 감사팀장의 감사 결과에서도 특별상여금 지급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그 방식을 더 합리적으로 개선토록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항은 손경식 경총 회장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총은 “손 회장은 3일 열리는 임시총회서 특별보고 안건으로 회계관련 내용과 개선방안을 상세히 보고할 것을 지시해서 3일 관련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관련 증거 인멸을 위해 송 부회장 취임 직전 하드디스크, 문서파기 등의 작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총은 부인했다. 경총은 “하드디스크, 문서파기 등 작업은 정례적인 것으로 불법행위 관련 증거 인멸을 위함이 아니다”면서 “매년 문서이관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내부 규정에 따라 보존 연한이 지난 문서나 하드디스크 등을 교체하거나 파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영배 전 부회장 사무실내 대형 철제 금고안에 거액의 현금이 있었다는 내용도 사실 무근이라고 경총은 주장했다. 경총은 김 전 부회장 사무실 내 소형 금고는 개인 용도로 사용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전 부회장 “공금 착복한 적 없다”

김영배 전 경총 상임부회장은 2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특별상여금의 이사회 의결 누락의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전 부회장은 “경총에 입사한 이후 공금을 착복한 적은 전혀 없다”면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은 임금을 같은 날 지급하면 고정급화 돼버리고 그 다음엔 지급을 안할 수강 없기에 이사회 보고 등에 누락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기업들의 단체교섭 위임 사업과 관련해 받은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김 부회장은 해명했다.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의 용역 수입으로 들어온 수익을 쓰고 나머지는 저축해서 경총의 현금흐름에 긍정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우범 경총 상무는 “삼성전자서비스,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으로부터 단체 교섭을 위임받으면서 20억원 가까이의 특별회비를 받았고 금액의 대부분은 특별상여금으로 나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