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장 상황 1 -  취업교과목 한 학기 48시간(3시간,16주)을 마감]

강의를 마치는 종강시간이다. “이제 한 학기를 마감하는 시간이다. 지난 학기동안에 이 수업을 통해 많은 경험과 공부를 했다. 이제 조금 감(感)이 잡히지? 그리고, 취업 문제가 그렇게 겁만 낼 일은 아니지?”

모두가 “예! 교수님. 잘 해 보겠습니다”라고 답을 한다.

“그래.. 그러면, 방학 계획 한 번 들어 보자. 자네는 이번 방학은 어떻게 지낼 것인가?” “예. 영어 학원 수강증 끊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MOS 자격증 따겠습니다”
(주 : MOS -  Microsoft Office Specialist 마이크로소프트사(社)의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을 다루는 민간자격증에 붙여진 이름으로 사무능력 중 컴퓨터 조작능력의 기초자격증이다. 한 번 응시에 몇 만원의 비용이 든다. 요즘 대학생들로는 워낙 일반화된 능력으로 자격증이 없다고 해도 당연히 잘 할 것으로 추정하는 영역이다. 예전엔 귀했던 운전면허증이 요즘 와서는 많이 대중화가 된 것과 비슷한 상황의 자격증이다)

“그리고는?” , “네? 그 것만도 바쁠 것 같은데요!”

“두 달 반이나 되는 시간을 그렇게 보낸다고? 아르바이트 같은 것은 안 해 보고?”

“네? …… “   묵묵부답이다.

지난 15년여간 대학 강단에서 가르치는 결과의 반복이자 실패가 계속되는 부분이다. 실무경험과 학생지도경험, 이론적 공부 등을 바탕으로 취업준비의 전반을 16주간 집중적으로 교육했음에도 나타나는 이런 결과는 자괴감으로도 이어진다.
그나마 일부 수강생이라도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고 확신이 서는 것이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지며 간신히 위로로 삼는 대목이다.

[강의장 상황 2 ? 명백한 답을 배신하는 오류]

직장인 40여명을 교육하는 강의 중 휴식시간에 3-4명을 제외한 모두에게 아래 그림을 보여주며 “X와 같은 크기는 몇 번?”이라고 질문하면 ‘1번’이라고 답하라며 조작(操作)을 약속한다. 그리고 강의 시간에 질문과 답을 하면 제외되었던 3-4명은 다른 90%의 사람들이 답하는 것을 보고 상당한 혼란에 빠진다. 유사하게 몇 번 진행을 하면 너무나 명쾌한 답인 ‘2번’을 주변의 압박에 틀린 답인 줄 알고도 포기하며 다른 사람과 같이 ‘1번’을 답하게 된다.

소위 말하는 ‘동조효과’ 혹은 ‘남따라 장에 가는 현상’ 이다. 유사한 현상을 ‘애쉬효과’라고 하기도 한다. 인터넷에 올라있는 동영상을 두 이름으로 찾아보면 많은 사례들이 나와있다.

이 사례를 통해 가지게 되는 교육자로서의 회의감(懷疑感).  ‘과연 교육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강의장을 나가서 교육받은대로 변화된 행동을 보이면 모두가 ‘이상한 동물’ 보듯 쳐다본다는 것이다. 그러고서는 예전 습관으로 돌아간다.

 

[대학교의 방학은 왜 그렇게 길게 둘까?]

‘취업준비’는 개인역량(전문성 : 지식,기술)과 조직역량(인간관계 : 태도, 인성)가 적절하게 조합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간관계역량은 대학교육에서 평가를 하지 않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드시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중점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 기업이 채용절차에서 다양한 스펙(데이터)를 보고도 굳이 면접에 중점을 주는 이유, 굳이 자기소개서를 쓰라고 하는 이유는 ‘인간관계역량’을 중점적으로 체크해보겠다는 뜻과 같은 것이다. 그러기에 이 두 영역의 균형잡힌 능력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데 있어 방학은 중요한 시기다라는 요지이다.

그런 관점에서 대학의 한 학기 6개월은 3개월 강의, 3개월 방학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학기 중에는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지식과 기술에 집중을 하고, 방학동안은 전문성의 현장을 찾아 체험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과 사람을 만나는 여행과 독서,봉사활동,기업형 체험인 아르바이트,인턴 등을 해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방학은 취업과 성장을 위해 무척이나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이런 원리를 가지고 취업준비 교과목으로 지난 15년여 동안 가르치며 발전시켜왔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회생활 성공에 영향을 주기에 가끔씩 ‘생존학’,’성공학’이라는 별칭을 붙여 강의를 진행해 왔었다.

[대학교의 취업교육의 가장 큰 함정]

대학생들의 방학기간의 활용에 대한 주제를 던지며,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될까?”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해 본다.

첫째는 한국사회에서 대학교육이 ‘태도,인간관계’부분을 강조하고 가르치는 것이 거의 없다. 연구와 지식전수가 본업이라고 전통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그 넓은 캠퍼스는 왜 가지고 있지?’

둘째는 ‘교수’라는 직업 자체가 그런 지식역량으로 성장하고 선발되어 이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의 학창시절 성적이 최상위권으로 이어지는 직업이기에 여타 학생들의 삶을 대개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교수사회에 취업을 강조하면 ‘우리가 취업기관이냐’로 볼멘 소리를 하는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셋째는 학생들 자신이 입사(入社)와 입시(入試)를 동일시한다는 것이다. 초.중.고.대를 거치며 늘 그런 시스템 속에 살아왔던 것이다. 학생들 입장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한 걸음만 나가보면 너무나 세상을 모른다 할 것이다. 동아리활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 번만 생각하면 알게 될 일인데.

마지막 네번째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위에 보여준 동조효과로 인한 한계이다. 예를 들면, 강의중에 인사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연습과 체험 목적으로 집이나 다른 강의장 등에서 ‘인사 한 번 제대로 해보라’고 한다. 그리고 다음 강의시간에 소감을 물어보면 “인사를 받은 분들 대개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왜 그래?’, ‘어디 아퍼?’, 장난치냐?’등의 반응을 보입니다”라고 한다. 그 대상이 교수님이든, 부모님이든, 친구들이든.. 기업이 원하는 긍정적 태도로의 변화와 연습 노력이 그렇게 뭉개어진다.

한 학년 3000여명의 학생 틈에서 30-40여명의 수강생이 다른 방식으로 취업준비를 하고 방학보내기를 한다고 할 때 생기는 압박감은 또다시 예전의 습관으로 시간을 보내게 되어 궁극적으로 실패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방학은…

대학생들에게 꼭 편의점이나 마트 등의 판매 아르바이트를 권한다. 어학공부,컴퓨터공부는 매일 일정시간을 규칙적으로 병행하면서..

아르바이트는 가장 취업대상인 기업에 가까운 환경이다. 사람을 상대해야 하고, 판매 대상인 상품과 관련 시스템을 이해해야 하고,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며, 내가 맡은 시간에는 어느 정도의 매출액을 올려보겠다는 목표설정도 필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목표달성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시해 보는 활동이 공식적으로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돈’도 벌 수 있는 ‘황금 기회’인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하루에 한 장 정도의 기록으로 남겨두어 보아라. 문제점을 찾고 해법을 찾는 노력이면 더 좋다. 30일이면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면접장에 가지고 가도 된다.

이 컬럼 연재된 내용 구석구석에 숨겨진 비법을 활용하기 바란다.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는 방법에 대한 것은 다음 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