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인덱스와 코스피 PBR 추이 [출처:KB증권]

[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코스피가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요국 통화정책에 따른 달러 강세도 한 몫 했다. 향후 기업 실적 전망도 둔화되고 있이 증시의 상승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코스피는 주당순자산비율(PBR) 기준 저평가 구간에 돌입했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인다. 증시가 명확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하방 지지력 테스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내외 불확실성이 국내 기업이익 추정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코스피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연초대비 0.3%포인트 하향됐다.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IT업종의 이익 전망이 둔화된 결과다.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신흥국 경기둔화 등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추가 하향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다. 코스피도 이러한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반면, 최근 증시 하락에 따른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현재 한국 12개월 선행 주당순자산비율(PBR)은 0.93배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PBR은 달러 인덱스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무역전쟁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달러 강세도 주춤해진다면 코스피의 상승 반전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달러 흐름이 중요한 이유는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이후 무역전쟁 우려로 여러 번 위기를 맞았지만 그간 주가 하락폭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후 달러는 강세로 급격히 전환했다. 무역전쟁 이슈와 맞물리자 증시는 버티지 못했다.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의 6월 ISM제조업지수(2일 현지시간), 중국 6월 생산자관리지수(PMI)는 무역갈등으로 인해 전월대비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증시는 경제지표 부진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소비 등 내수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서비스업 PMI는 저금리와 낮은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 주요 선진국의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과 유가상승 등으로 인한 물가상승압력에 직면했다. 무역갈등이 심화될 경우 제조업·비제조업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금융불안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코스피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7월 예고된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한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이후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확장법 적용까지의 시간적 여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 부과를 경고한 총 수입규모가 중국의 대미 수출액 전체에 해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무역분쟁에 따른 증시의 추세적 약세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또 보호무역주의의 부작용이 미국 기업의 비용 측면에서 점차 부각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를 제한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역갈등에 따른 시장불안과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 중 어느 쪽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