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이 인수를 결정한 필팩은 의약품 온라인 정기배송 업체다. 출처= 필팩 홈페이지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미국 전역으로 의약품을 유통하는 온라인 약국 ‘필팩(PillPack)’을 인수를 발표하면서 미국 의약업계는 긴장상태에 들어갔다.   

28일(현지시간) 월 스트리트 저널과 마켓워치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고객 맞춤형 의약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약국 필팩 인수 협약에 서명했다. 인수 금액은 약 10억달러(약 1조1209억원)으로 알려졌으며 그 외 계약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마존과 필팩의 합병은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올 하반기에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2013년 창립된 필팩은 정기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한 처방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 업체다. 아틀라스 벤처, 액셀 파트너스 등 CRV(기업 구조조정 투자회사)를 포함한 벤처투자자들로부터 1억1800만달러(약 1321억원)를 유치하며 미국 의약업계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TJ 파커는 지난해 11월 “우리는 미국 전역에 수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 1억달러(약 1120억원)를 넘을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소비자 비즈니스 총괄 제프 윌키는 “필팩은 미국 제약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리면서 “소비자들이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필팩의 사업은 아마존의 유통 경쟁력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에 대해 TJ 파커는 “아마존과 함께 미국 전역에 더 나은 의약 배송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온라인 의약품 배송업체 필팩을 인수하면서 의약품 업계 진출을 선언했다. 출처= 아마존

이에 대해 미국의 드럭스토어 업체들은 아마존의 의료 시장 진출이 의약 업계 전체의 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들을 내놓았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월그린의 CEO 스테파노 페시나는 아마존의 필팩 인수에 대해 “특히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의약품 업계는 단순히 몇 가지의 약품을 포장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아마존이 오프라인 드럭스토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투자 자문회사 레이먼드 제임스 앤 어소시에이츠는 투자자들에게 전하는 메모에서 “만성 질환 환자를 위한 필팩의 약제 공급량이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면서 “점유율 측면에서 기존 오프라인 드럭스토어 업체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련의 의견과는 정반대로 시장의 불안감은 각 드럭스토어 업체들의 주가 변동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의 필팩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CVS,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 라이트 에이드(Rite Aid Corp) 등 드럭스토어 업체들의 28일(현지시간) 주가는 전일 대비 9%에서 최대 11%까지 하락했다. 세 회사는 주가의 하락으로 이날 하루에만 110억달러(12조3266억원)를 잃었다. 

이에, 아마존의 의약품 산업 진출에 대해 미국의 업계는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