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내달 싱가포르에 가상통화 거래소를 개설한다. 블록체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청사진을 공개하는 한편 금융 인프라와의 화학적 융합도 제시했다. 인공지능 기반 차량용 플랫폼 클로바 오토가 도요타의 신형 자동차에 탑재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라인은 28일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라인 컨퍼런스 2018을 통해 가상통화 거래소 사업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추진하는 가상통화 거래소 설립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아시아 가상통화공개(ICO)의 성지인 싱가포르에서 먼저 거래소 설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거래 수수료는 0.1%며 추후 미국과 일본 시장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가상통화 거래소 명칭은 비트박스로 정해졌다.

▲ 라인이 내달 싱가포르에 가상통화 거래소를 설립한다. 출처=갈무리

블록체인 전략도 공개됐다. 라인은 지난 4월 내부에 라인 블록체인 랩(LINE Blockchain Lab), 토큰 이코노믹의 핵심인 언블락(unblock)을 연이어 설립하며 역량을 모은 바 있다. 5월에는 아이콘과 협력해 블록체인 플랫폼과 디앱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조인트벤처인 언체인을 출범시키며 블록체인 경쟁력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최고경영자(CEO)는 "블록체인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리는 방식"이라면서 "라인이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에게 가상통화를 지급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블록체인 서비스를 출시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가칭 라인코인 발행도 있을 전망이다.

라인의 전략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조성한 후 기존 메신저와 금융 인프라를 연결하는 로드맵이다. 라인은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끄는 모바일 메신저며, 2014년 출시된 라인페이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기초체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블록체인과 금융의 시너지는 라인 전반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 전략도 공개됐다. 도요타의 신형 자동차에 라인의 인공지능 자동차 플랫폼인 클로바 오토가 탑재될 전망이며, 현지 제조업체와 함께 스마트홈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클로바홈 전략을 키울 계획이다. 7인치 스크린이 들어간 스마트 스피커인 클로바 데스크도 전격 공개됐다. 인공지능 스피커 전략을 구사하며 디스플레이 전용 단말기를 출시한 것은, 아마존과 구글의 디스플레이 탑재 인공지능 스피커 전략과 유사하다.

▲ 클로바 데스크가 등장했다. 출처=라인

현재 네이버는 국내에서 벌어진 플랫폼 공공성 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까지 20%를 지키던 영업이익률도 지난 1분기 19.6%로 무너지는 등 고난의 행군을 거듭하는 중이다. 글로벌 ICT 기업 역차별 논란까지 불거지는 가운데, 모회사 네이버의 고통을 덜어줄 구세주로 라인이 선명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