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회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좋은 성적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1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그 1승이 세계 1위 독일로부터 얻은 승리이기에 더 값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부분 이와 같이 보겠지만, 오히려 그들이 경기를 거듭해가면서 만들어놓은 Teamship에 주목했다. 어떻게 One Team으로 적과 싸우는지를 주의 깊게 보면 여러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일단 수치상으로 나아진 결과를 보이고 있다. 패스 성공률, 패스 횟수 등은 각각 다른 팀과 경기했고, 다른 전술에 의해 치른 경기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적어도 얼마나 한 팀으로서 임했는가는 추측 가능하다. 마지막 독일전에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높은 패스 성공률 및 횟수를 보여주고, 고도의 듀얼 압박에 의한 커팅에 의한 역습 횟수는 이전 경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시도를 했다.

물론 경기가 진행되고 다음 경기로 진행되는 와중에 특정 선수 및 인물을 욕하는 등의 부가적 활동도 한몫했으리라 본다. 여러 변수의 결과로, 결국 마지막 경기에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결과로까지 드러났으며, 이는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바꿔놨을 뿐 아니라, 경기를 보는 관중의 태도도 함께 바꿔놨다고 보인다.

직장에서도 만약 독일과 경기를 치렀던 대한민국 팀처럼 일했다고 하면,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차원에서 한 번쯤 생각해보자. 우리는 과연 조직에서 하나의 팀처럼 일하고 있는지, 그저 묵묵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몰입해 일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사실 이 부분은 조직에 오래도록 남아있으며, 자신의 직장생명을 연장하려는 이들에게는 필수적인 역량, 이른바 Team Competency(팀 역량)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 부분에 매우 약하기도 하며, 실제 트레이닝이 안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다들 각자도생을 위해 회사를 다니고, 그 안에서도 튀기 위해 노력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을 탓할 수만은 없다. 오히려 조직에서 이를 방관하거나 종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른바 ‘내부경쟁’을 당연시하는 문화를 통해 외부의 경쟁자와 경쟁하기보다는 주변의 동료를 경쟁자로 만들어서 팀 밸런스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 결과를 팀으로서 일하는 방법을 잃어버리거나, 심지어 개인이 우선시되는 행동을 당연시하는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많은 조직이 위와 같이 일하는 문화 또는 법에 젖어있으며, 이에 대한 충분한 문제가 있음에도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당연시하게 된다. 물론 어느 정도는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팀으로서 일해 외부의 경쟁자와 제대로 된 경쟁을 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자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를 위해서 팀 또는 개인이 노력해야 할 부분에 대해 정리해보겠다.

첫째, 하나의 팀이라면 하나의 목적과 목표를 늘 공유해야 한다. 이는 팀의 존재 목적과도 맥을 같이 하는 이야기로 팀의 목적을 공유하는 이들만이 하나의 팀으로서 일할 수 있고, 그들에게는 팀 목적 달성의 개인의 목표가 주어지는 것이다. 단, 산술적으로 구분해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목표는 단순히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의 유기적 연결 관계에 주목해 우리 팀만의 시스템 구축, 조직 전체와 어떻게 어우러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 아마도 이 부분은 해당 팀의 리더가 맡아야 할 중책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둘째, 이를 위해서는 수시로 목적 및 목표를 공유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많은 보험사 및 금융권을 포함 각 업종마다 특유의 목표를 공유하는 문화가 있다. 대표적으로 이른바 ‘포스터’ 활동인데, 사실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다. 늘 달려있는 것에 누가 지속적인 관심을 표하겠는가, 오히려 팀 내의 활동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수시로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 더욱 필요하다. 회의 및 미팅 시간에 환경 및 고객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팀 목표를 수시로 확인하고, 이를 통해 각자의 역할이 어떻게 미묘하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셋째, 개인들은 이렇게 받게 되는 목표를 자신의 목표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한다. 이른바 KPI를 다시 세팅하는 것이다. 우리가 조직 및 직무상 몰입도가 떨어지는 부분은 바로 여기에 있다. 조직으로부터 내려 받은 목표가 왠지 낯설고 내 것이라 생각되지 않고, 그래서 결국 ‘영혼 없이’ 일하게 되는 것이다. 이른바 좀비형 직장인이 여기서 탄생한다. 최소한의 자기 역할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일관하고, 그 이상의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팀에 이런 사람이 많으면 팀은 성장하지 못할 것이 뻔하다. 회사 일은 다양한 시도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성장하고 생존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에는 큰 편차가 나타나는 것이다.

넷째, 위와 같이 열심히 일하려는 개인들을 최대한 그렇게 일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구축해주는 것이다. 단순히 ‘근무 환경’에 대해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들이 일하는 데 몰입하기 위한 최적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Healing은 어려울 수 있지만 Refresh 정도는 할 수 있도록 말이다. 방법은 많다. 그냥 찾아보지 않았을 뿐이고, 우리 직원들은 괜찮을 것이라는 마음 때문이다.

다섯째, 개인이 자신들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최대한 균등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꼭 무언가의 권한 등을 주지 않아도 충분하다. 그보다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목적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최대한 합리적 차원에서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이른바 리더의 독단적 결정만으로 부하직원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닌 함께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동료로서 말이다. 최근에 축구 선수 메시가 이번 월드컵 예선 경기의 하프타임에서 보여준 부분도 맥을 같이 한다. 언제든 누구든 기회가 찾아오면 그 기회를 살려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에이스 누군가 한 사람이 아닌 팀으로서 일하는 것 말이다.

위 다섯 가지 말고도 개인의 팀 역량 향상을 위한 활동은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이미 수많은 자기계발 및 리더십 서적에서는 우리들이 팀으로서 일하는 것을 종용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는 ‘팀’으로서 일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팀을 내가 뽑지 않았다는 것, 혹은 기꺼이 소속된 팀의 구성원이 되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 단순히 나는 내 역할만 하면 된다는 것, 하지만 아무리 핑계를 대도 높은 수준의 목적 및 목표 달성을 위해서 전부 부족하다. 그리고 몇몇의 튀어 보이는 개인들이 팀 밸런스를 깨뜨린다고 짓밟히기도 하면서 사기가 꺾인다.

조직도 개인이 있어야만,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개인도 자신에게 맞는 조직에 소속되어 있을 때 충분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서로가 서로를 정말로 원해서 선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고, 이러한 작은 문제가 결국 조직을 와해하는 원인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둘은 서로 함께 하기 이전부터 최대한 오픈 마인드로 대해야 함은 물론이고, 합쳐진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그와 같은 기조로 함께 공동의 경쟁자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가야 한다.

개인은 소속된 조직 안에서 최적의 성과를 추종해야만 더 성장한 자신을 기대할 수 있다. 아마도 점차 자율고용제가 문화적으로 확대되면서 이른바 ‘간판만 있는 인재’들은 시장에서 외면당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통할지 모른다. 하지만 중장기적 또는 높은 자리로 가면 갈수록 통하지 않는다. 어설프게 하면 할수록 나만 더 어설퍼질 뿐이다. 그 결과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끝이 뻔하다. 그 뻔한 끝을 지금 내가 일을 대하는 태도 혹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보여주는 모습으로부터 나올 수 있음을 모르고 지나친다면, 곧 내 자리는 다른 사람에게 뺏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