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의 감시 계획은 하나의 정부가 관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프로그램이다.    출처= theinitium.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이 전국적으로 자동차를 추적할 수 있는 전자 식별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시민들을 감시하는 도구가 더욱 다양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7월 1일부터 자동차를 등록할 때 차량 추적을 위한 무선 주파수 식별 칩을 자동차에 설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까지는 자발적으로 시행하지만 2019년 1월부터는 칩의 설치가 의무화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당국은이 계획이 공공 안전을 증진하고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이 발표한 문서에 따르면 중국의 많은 도시에서 차량 혼잡이 대기 오염의 주원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연간 약 3천만 대의 차량을 판매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에서 이런 시스템은 중국의 감시망만 크게 확장시킬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보안 카메라, 안면인식 기술, 인터넷 모니터링 등 광범위한 감시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시 정부의 데이터 및 기술 사용을 연구하는 버크먼 클라인 인터넷 사회 센터(Berkman Klein Center for Internet and Society)의 벤 그린 연구원은 "이 모든 것의 배후에 권위주의 정부가 있다. 이런 기술 장치들의 목적이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집행 기관의 감시나 다른 목적의 사회적 통제가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찰 기관에 해당하는 중국 공안부(Ministry of Public Security)가 이 계획을 실행할 책임 기관이 될 것이며, 그 기준도 공안부 산하 교통관리연구원(Traffic Management Research Institute)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보이지만, 두 부서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이번에 시행되는 칩에는 번호판 번호, 자동차 제조사 및 모델, 색상 등 자동차에 대한 모든 정보가 포함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 네트워크를 실행하려면 무선 주파수 식별, 즉 RFID 칩을 자동차 앞 유리에 부착해야 한다. 도로 곳곳에 설치된 판독 장치가 통과하는 차량을 확인해서 그 데이터를 공안부에 전송한다. GPS 추적 시스템과는 달리, 이 시스템은 자동차의 위치를 계속 추적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그 외 지역에서 RFID칩은 자동 유료 도로의 통행료 지불을 위해 자동차에 널리 사용되는 기술이다. 이 칩은 또 상업용 차량, 예를 들어 항구에 정차해 있는 트럭의 위치와 트럭에 실린 물건을 추적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그러나 미국과 멕시코에 자동차용 RFID 기술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샌디에고에 있는 네올로지(Neology Inc.)의 마누엘 모레노 부사장은 "중국 정부의 계획은 확실히 하나의 정부가 관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멕시코도 국가 시스템에서 RFID칩 사용 계획을 채택했지만, 그 실행도 여러 기관으로 흩어져 있고, 신차 판매량도 연간 150 만대로 중국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중국 당국이 얼마나 많은 RFID 판독기를 설치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 안면인식기술 개발회사 센스타임의 감시 소프트웨어가 사람 뿐 아니라 자동차 정보도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현재 각국에서는 주로 동영상 이미지에 찍힌 번호판을 통해 자동차를 추적한다. 이런 감시 카메라는 일반적으로 RFID 판독기보다 값이 더 싸다. 그러나 RFID는 안개가 끼는 날처럼 시야가 좋지 않은 경우에도 정보를 추적할 수 있고, 빠른 정보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RFID 기술 전문가인 산제이 사르마 교수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 당국이 일부 지역에서 오염을 막기 위해 자동차 번호판을 기반으로 특정 구역에 차량 진입을 금지하는 정책의 문제점을 예로 들면서, RFID 시스템은 가짜 번호판을 사용해도 이를 탐지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는 국가표준 공시제도를 통해, 온라인으로 가능한 자동차 추적 계획의 세부 사항을 발표했다. 그러나 왜 당국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보다 앞선 이전 문서를 통해 그 이유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지난 2014년 말, 교통관리연구원이 이 계획의 초안을 공개했을 때, 연구원은 교통 혼잡과 자동차를 이용한 테러 공격의 위험이 높아져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보고서는 "이런 문제가 특히 사회 안전과 경제 생활에 심각한 도전과 위협을 야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또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RFID 칩 산업의 국내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오직 중국 기업이 만든 칩만이 이 프로그램에서 사용될 것임을 내비쳤다.

이미 일부 중국 도시에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도시 우시(无锡)시(市)는2016년부터 택시, 트럭 및 공공 차량에 RFID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심천(深川)도 2016년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정부는 차량 번호판과 차량 색상과 같은 일반적인 차량 데이터만 수집할 것이며, 개인 정보는 수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웹사이트에서 "시민들의 사생활 보호는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개인 정보 식별이 가능한 데이터가 도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차량의 수를 단순히 계산하는 센서만으로도 혼잡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감시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는 휴먼 라이트 워치(Human Rights Watch)의 마야 왕 중국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것은 대중 감시를 위한 도구 박스에 새로운 도구를 하나 더 추가한 것입니다. 당국이 차량을 추적할 수 있게 되면, 그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에 위치 세부 정보까지 추가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