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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 한국 점령]③국내 게임 중국 진출 돌파구는?제대로 된 중국 시장 이해와 정부의 지원 시급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중국 게임이 한국에서 활개를 치는 사이 우리 게임은 중국에서 기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온라인 PC 게임인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등이 대중 수출액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모바일 게임 쪽은 처참하다. 지난해 1월부터 중국 당국이 한국 게임에 판호를 전혀 발급하지 않아 중국 시장에 단 한 개의 게임도 들어가지 못했다.

판호란 콘텐츠의 유료 서비스를 허용해주는 허가를 말한다. 게임 콘텐츠는 판호를 받아야 중국 내에서 유료 서비스로 매출을 낼 수 있다. 판호는 중국 당국이 마음대로 결정하고 있어 우리 게임 회사들은 진행 상황을 알 수가 없다. 한국과 중국 간 게임 수출 현황을 확인해보면 지난해 3월 사드배치를 시작한 후 노골적으로 국내 게임을 받아주지 않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앱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2017년 3월 이후 12월까지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으로 111개를 들여온 반면, 한국 게임사들은 단 한 개도 중국 시장에 서비스하지 못했다.

국내 게임업체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으로 지난해 3월 중국 스네일 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을 텐센트와 계약을 맺고 2016년 12월 판호를 신청했다. 엔씨소프트는 알파게임즈와 계약해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판호를 지난해 1월 신청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답이 없는 오리무중의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규모 게임 개발사와 중소개발사간 양극화에다 게임 셧다운제, 고포류(고스톱과 포커류) 게임 규제, 최근에는 가상통화를 이용하는 게임을 규제하는 등 각종 규제로 국내에서 성장의 한계를 맞이한 게임 업체들의 선택지는 해외 진출 외에는 없어 보인다.

김사익 대표 “중국과 한국 게임 시장 차이 이해해야”

한·중 게임 콘텐츠 무역 전문 업체 YK게임즈의 김사익 대표는 판호 문제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중국 시장을 이해하고 공략법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사익 대표는 2005년부터 중국에서 약 10년간 개발자로 일하며 중국 게임 업계의 특성을 몸으로 느꼈다. 김 대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생긴 한한령 이전에도 국내 모바일 게임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면서 그 이유로 중국과 한국의 게임 시장 특성의 차이를 들었다.

중국은 철저히 ‘서비스’ 중심으로 게임 산업이 발전했고, 한국은 ‘개발’ 위주로 발전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중국 퍼블리셔는 게임의 완성도보다는 게임의 요소가 기존 수익구조 틀에 부합하느냐로 서비스 여부를 평가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중국 퍼블리셔는 개발사의 게임을 지표 검증 테스트를 하며, 그에 맞춘 개선사항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중국 퍼블리셔가 원하는 마케팅이나 서비스 방식이 한국 개발사가 만든 게임의 성격과 부합하지 않을 때 갈등이 생긴다. 김 대표는 이런 갈등 속에서 한국 개발사들은 중국 서비스를 포기하게 된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한국산 게임이 중국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중국 서비스 방식에 맞는 공략법을 미리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게임 시장에 부족한 창의성과 독창성이 있는 게임을 만들고 중국 방식에 잘 맞춘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일 대표 “적절한 현지화와 정부의 지원 필요”

차이나랩의 중국 게임 전문가 김두일 대표는 두 가지 접근법을 제시했다. 게임업계는 중국 시장에 맞춘 현지화를 적절히 하고, 정부는 판호 문제와 중국 시장 조사, 저작권 보호 등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두일 대표는 “판호를 내주지 않는 건 국가 간의 갈등으로 생긴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주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시장과 유통구조, 파트너사가 될 만한 기업들에 대한 깊이 있는 조사 결과를 제공하고 정부 차원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움직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IP 무단도용은 지금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심지어 미르의 전설2 관련 게임은 약 600종 이상이 중국 내에서 출시됐고 이 중 합법적으로 한국에서 수권을 받아간 것은 10%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의 특수성 연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원스토어 등 소수의 게임을 유통하는 국내 시장과 달리 중국은 수백개의 마켓에서 게임을 유통한다. 이러한 유통구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파트너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점도 해결해야 한다. 김 대표는 “업계는 파트너사의 크기보다 준비하고 있는 게임과의 합이 얼마나 잘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정현 교수 “온라인 게임 대신 PC 게임 공략을”​

한국게임학회 회장인 중앙대 위정현 교수는 정부의 해외 게임 시장 진출에 대한 대응과 지원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위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중국 시장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지만 게임업계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담겨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위정현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정부기관에서 양질의 중국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국내 중소 게임업체는 시장을 조사할 돈이나 능력이 없기 때문에 중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위정현 교수는 “중국 게임 시장은 현재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는 한국과 대등한 수준까지 왔지만, 몇 군데 공략 포인트가 있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중국에서 최근 온라인 게임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들었다. 위 교수는 “중국 내에서는 한국 PC 온라인 게임이 많은 수익을 내고 있고, 한국 온라인 게임 IP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자국산 게임으로 장악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 대신, 훌륭한 PC 온라인 게임 IP를 개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전현수 기자  |  hyunsu@econovill.com  |  승인 2018.07.04  0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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