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기업문화 변화가 캠페인성에서 벗어나 총체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7일 개최한 ‘2018 기업문화 혁신 컨퍼런스’에서는 한국 기업문화 변화를 위한 여러 제언이 나왔다.

▲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7일 열린 기업문화 혁신 컨퍼런스. 출처=대한상공회의소

서제희 맥킨지코리아 파트너는 “최근 아래로부터 위(Bottom-up)로의 혁신이 강조되면서 소통, 자율 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주입식 캠페인에 머무르고 있지 구조나 리더십, 프로세스의 변화가 병행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하면서 “원인과 해법을 관통하는 체계적 전략 없이 혁신이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 파트너는 조직변화를 위한 4대 원칙으로 체계적 문제진단, 명확한 개선목표와 조직원 공감, 전방위적이고 동시다발적 변화, 작은 성공 만들기를 제시했다. 서 파트너는 “기업마다 문제와 원인이 다른 만큼 벤치마킹에 더해 자사 특성에 맞는 개선 전략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KT· ING생명· 토스...각사 기업문화 개선 프로그램 소개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기업문화 개선전략을 주제로 다양한 사례발표도 나왔다. KT는 ‘1등 워크샵’ 사례를 소개했다. 1등 워크샵은 회사가 당면한 이슈에 대해 부서와 직급에 상관 없이 1박 2일간 토론을 펼치는 경영혁신 프로그램이다.

최호창 KT기업문화실장은 “풀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됐던 조직 내 현안이 치열한 끝장토론과 현장에서 의사결정을 통해 해결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조직원 사이에서 ‘된다’는 성공경험이 확산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면서 “많은 직원들이 변화와 혁신에 무감각해져 있었는데 안될 것이라는 냉소주의를 깨는 작은 성공사례를 만들고 점진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NG생명은 ‘애자일(Agile)’ 기업문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사례를 공유했다. 애자일이란 기존의 부서 경계를 허물어 업무 과정에 필요한 모든 직무 담당자를 한 팀으로 구성하고 자율과 권한부여를 통해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말한다.

박익진 ING 부사장은 “100일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4월부터 재무, 회계 등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 전 조직을 애자일로 전환했다”면서 “조직구조뿐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성과제도, 리더십 모델 등 모든 것을 바꾸는 기업문화 혁신을 이뤘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애자일 시행 후 비즈니스 관련 실적이나 고객서비스 등 여러 측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고 특히 직원의 몰입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이 스스로 찾아서 처리하는 변화가 일어나면서 평균 업무진행 속도가 2개월에서 2주로 단축되는 민첩한 조직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승건 토스(Toss) 대표는 자율과 책임이 강조된 스타트업 기업문화를 소개했다. 토스는 모바일 간편 송금앱이 주력인 스타트업이다.

이 대표는 “조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해야 회사 전체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최고 수준의 자율성은 최고 수준의 정보 공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기에 일부 임원들만 알 수 있는 정보까지 모든 팀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를 ‘프로팀’으로 명명했다. 이 대표는 “업무 방해 요소를 제거하고 최고 수준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통해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는 ‘프로팀’같은 기업문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 대한상공회의소 기업문화팀장은 “기업문화 개선의 목적은 다니기 좋은 회사가 아닌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되는 것”이라면서 “일하는 방식 개선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에 대한 근본적인 전략수립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