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숙박 O2O 플랫폼 여기어때가 호텔, 펜션, 리조트 등 종합숙박과 연계한 최대 규모의 액티비티 예약 시장 선점을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경쟁사 야놀자도 액티비티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가운데 국내를 넘어 글로벌, 나아가 단순한 숙박 시장이 아닌 여행 사용자 경험 확장을 위한 진짜 경쟁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두 업체가 비슷한 경쟁을 하던 중 여기어때가 먼저 액티비티 깃발을 꽂은 것도 의미심장하다. 두 업체는 지난 3월 글로벌 진출 청사진을 비슷한 시기에 공개했으며, 당시에는 야놀자의 발표 시기가 다소 빨랐다. 야놀자는 정식 기자회견까지 열어 글로벌 전략을 공개, 경쟁자 압도를 꾀한 바 있다.

업계는 육해공을 넘나드는 '혈투'를 벌이고 있는 여기어때와 야놀자가 동일한 시기, 비슷한 목표를 설정하고 신발끈을 매자 숨 죽인체 사태의 추이를 살피고 있다.

▲ 여기어때가 액티비티 플랫폼 전략을 공개했다. 출처=여기어때

여기어때, 디데이는 28일
여기어때는 600개 업소와 연계한 국내 액티비티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28일부터 시작한다. 숙박과 함께 워터파크, 테마파크와 같은 대형시설은 물론 경비행기, 제트보트, 패러글라이딩, 짚라인, 열기구 등 액티비티 서비스 동시 예약이 가능해진 셈이다. 단순한 숙박을 넘어 레저의 영역으로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심명섭 여기어때 대표는 지난 3월 <이코노믹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액티비티에 대해 "숙박 이상의 가치”라면서 “숙박과 다양한 관광, 체험 상품을 연결해 고객의 사용자 경험을 비약적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여기어때 액티비티는 △워터파크 △수상레저 △테마파크 △익스트림 △실내체험 △투어/관람 △키즈 △축제/공연 △스키/리조트 등 9개 카테고리로 분류됐다. 액티비티 예약 후 현장 방문해 ‘내 정보 -> 예약/구매내역’에서 바코드를 스캔하면 티켓 사용이 가능하다. 앱 첫 화면에서 ‘액티비티’ 메뉴를 선택하면 카테고리별, 지역별 상품을 볼 수 있다.

가장 강력한 고객 유인효과인 최저가 보상제가 눈길을 끈다. 여기어때 액티비티가 타 예약 서비스의 동일 상품과 비교해 가장 저렴하지 않다면, 차액의 2배를 보상한다. 2016년 전국 숙박 제휴점을 대상으로 최저가 보상제를 단행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렸다. 실감 나는 영상으로 액티비티 상품들의 정보도 만날 수 있다. 상품 상세정보에 자체 제작한 액티비티 체험 영상을 게재해 고객 이해를 돕는다. 동영상 등을 접목한 리얼리뷰는 물론 액티비티 소개인 탐구생활도 발행된다. 액티비티의 생생한 현장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다양한 상품이 연계됐기 때문에 부분 예약 취소도 가능하다. 쿠폰 사용 기간이 지나면 자동 환불되는 시스템도 구비했다. 주말에도, 새벽에도 대응이 가능한 고객행복센터도 가동된다. 연중무휴다.

▲ 여기어때가 액티비티 플랫폼 전략을 공개했다. 출처=여기어때

진심의 실험, 통할까?
여기어때는 2015년 중소형 호텔, 2017년 종합숙박에 이어 올해 글로벌이라는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국내를 비롯해 일본, 중국, 태국, 대만 등을 시작으로 전세계 숙소 예약을 지원하는 한편 '아웃바운드 고객(국내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도 출시한다. 다국어와 컨시어지를 지원하는 '인바운드 고객(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서비스와 해외 각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인민박 예약, 정보 서비스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대략적인 청사진이다.

글로벌이라는 키워드가 큰 그림이라면 액티비티는 일종의 핵심동력이다. 액티비티의 가능성이 다양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숙박을 중심에 두고 현지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으로 이해된다. 전문 숙박업소와 연결되는 여기어때와 에어비앤비의 정체성은 다르지만, 플랫폼 중심 생태계 확장 전략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트립도 마찬가지다. 2016년 베타앱으로 처음 출시되어 정식 서비스되고 있는 구글트립은 지메일과의 연동을 통해 먹거리와 현지 교통상황 등을 제공한다. 이 역시 숙박을 중심으로 여행 사용자 경험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국내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을 지향하며 로컬 사업자와의 연계 가능성을 열어둔 액티비티가 새로운 동력이 되는 이유다.

여기어때는 스타트업의 영역에 있지만, 진심의 실험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지난해 주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으며 지금도 많은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숙소 정보 가이드라인을 강화해 과도한 사진 보정으로 숙박시설을 필요이상 과대포장하는 사례를 잡아내기 시작했으며 전국을 뒤흔든 라돈침대 공포에 적극적으로 대응, 안전 실태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구성원들에 대한 믿음과 꼼꼼한 사용자 경험을 위한 노력이 글로벌과 액티비티를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여기어때의 글로벌, 액티비티 전략은 역동성에 방점이 찍혔다. 2014년 액티비티 예약앱을 표방하며 시작부터 글로벌을 겨냥한 홍콩의 클룩처럼 여기어때도 개발자 중심의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세부적인 액션플랜을 수립하는 중이다. 단기적 관점으로는 역시 액티비티의 완성이 급선무다. 소위 패키지 여행과 자유여행의 강점을 묶어 액티비티의 역동성을 수렴시키는 전략이 핵심으로 보인다. 여기어때는 패키지 여행의 강점인 다양한 사용자 경험과 편리성을 최근 트렌드인 자유여행과 연결할 전망이다. 자유여행은 말 그대로 자유로운 일정이 가능하지만 직접 예약하고 여행지를 알아봐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다. 패키지 여행과 자유여행의 장점을 모두 살려 액티비티로 끌어내 사용자 경험을 확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는 셈이다.

▲ 야놀자가 글로벌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DB

야놀자와 진검승부...업계 "상생하기를"
경쟁사 야놀자도 내달 초 액티비티 플랫폼을 전격 공개할 예정이다. 계열사인 호텔나우와 최근 인수한 레저큐를 중심으로 플랫폼 볼륨을 크게 키우는 중이다. 여기어때와 같은 액티비티 플랫폼을 표방하지만 여가, 즉 휴식의 사용자 경험에 집중한 모양새다. 글로벌 R.E.S.T. 플랫폼 발전이 그 주인공이다. R.E.S.T. 플랫폼은 숙박을 기반으로 하며 인근 지역 정보와 여가문화를 아우르는 것이 특징이다. 명칭은 각각 R(Refresh: 재충전), E(Entertain: 오락), S(Stay: 숙박), T(Travel: 여행)를 의미하며, 이를 종합하면 ‘REST(휴식, 여가)’가 된다.

일본 최대 OTA인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라쿠텐)와 독점 제휴를 맺고 글로벌 진출에 나서는 한편 신규 호텔 체인 브랜드 헤이(heyy)의 행보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야놀자는 지난 5월 우버이츠와 협력해 플랫폼 다양성 전략에도 시동을 걸었다.

여기어때와 야놀자가 나란히 액티비티 전쟁에 나서며 업계는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다. 각각 개그맨 신동엽, EXID의 하니를 모델로 내세우며 강력한 판촉 경쟁을 벌이는 한편 마케팅 전략이 필요이상 불을 뿜으면서 소모적인 체력고갈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큰 목표는 글로벌이며, 액티비티는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긍정적인 경쟁이라는 쪽에 무게를 둔다. 최근 두 회사, 특히 야놀자가 다양한 액티비티 스타트업 인수타진에 나서는 대목도 업계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긍정적이라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