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피로사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피로에 취약한 현대인들 중에는 간 기능 개선제를 찾는 사람이 많다. 간 기능 개선제 중 대표 약품은 한때 ‘간 때문이야,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광고방송용 노래(Commercial song, CM송)로 CM송 영역에 혁명을 일으킨 대웅제약의 ‘우루사’다. 우루사와 비타민 등 영양을 더한 ‘복합 우루사’는 1분기 매출액 합계 200억원 이상을 달성하면서 명실상부 간 기능 개선제 시장에서 1위 약품계열이다.

간 기능 개선제 시장에 구축한 대웅제약 우루사의 아성에는 부광약품과 동아제약이 도전하고 있다. 부광약품의 ‘레가론캡슐140’도 연간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문의약품을 제외한 간 기능 개선제 시장의 두 강자 틈에 ‘박카스’로 유명한 동아제약이 ‘리버만 프리미엄’을 발매하면서 도전장을 던졌다. 3사가 쌍벽을 이루는 것은 아니고 1강1중 1약의 형국이지만 한 판의 모양새는 짜여졌다. 간 기능개선제 시장에서 삼파전이 벌어질까?

▲ 간 기능 개선제 지난해 매출액(단위 - 백만원). 출처=전자공시시스템(DART), 이코노믹리뷰

대웅제약 우루사 부동의 1위

간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지방 등의 대사와 해독‧살균 작용 등을 돕는 역할을 하는 장기다. 과도한 음주,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에 의해 간 기능이 저하되면 간염, 간경변 등의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 기능 개선제는 간 질환 치료제가 아니다. 술을 마신 다음날 한두 알 먹는다고 숙취에서 벗어나거나 간세포 파괴를 막는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간 기능 개선제는 간에 영양물질을 공급하고 간세포의 손상을 줄이면서 새로운 간세포의 재생을 돕는 약으로 분석된다.

대웅제약은 주력제품 중 하나인 우루사의 꾸준한 성장으로 지속해서 매출 증가를 유지하고 있다. 우루사 계열은 대웅제약의 올해 1분기 매출의 9.44%인 약 203억원을 창출하면서 톡톡히 회사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우루사는 담즙산 계열의 약으로 담즙산의 일종인 우루소데옥시콜린산(UDCA)이 주성분이다. 우루소(Urso)는 곰이라는 뜻의 접두사다. UDCA는 곰과 소 등의 동물에겐 많지만 사람에겐 거의 없다. 이 물질은 간세포의 파괴를 막고 간에서 만들어진 쓸개즙(담즙)이 소장(소화관)까지 원활하게 흘러가도록 돕는다. 우루사의 UDCA는 곰의 웅담에서 얻은 것이 아닌 합성약품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대웅우루사 연질캡슐 50밀리그램(mg) 100캡슐 제품을 단종하고 120캡슐 포장단위 제품을 선보였다. 대웅제약은 각 약국에 공지를 보내 “긴 시간 동안 체계성을 갖추고 일관된 품질 관리뿐만 아니라 합리성 있는 가격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단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웅우루사 연질캡슐50mg은 100캡슐에서 120캡슐로 포장 단위를 늘렸지만, 가격 인상은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해당 약품은 사실상 1캡슐당 약 9% 인하된 공급가격으로 제품이 제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광과 동아 협공?

부광약품의 레가론캡슐140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약 30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연간 매출이 약 15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0%를 책임졌다. 레가론은 항산화 성분을 이용해 간에 쌓인 유해활성산소를 줄이는 약이다.

주성분은 실리마린으로 고대 그리스부터 간장약으로 사용한 서양의 엉겅퀴류에서 추출한 물질이다. 실리마린은 항산화 성분 중 하나로 유해 산소가 간에 쌓이면 간세포가 파괴된다는 점을 전제로 레가론이 개발됐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레가론은 일반의약품이지만 처방을 통해 판매하는 부분에서 매출의 약 70%를 창출하고 있다"면서 "레가론은 급여를 받고 안정성 있게 실적을 쌓아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동아제약은 이달 4일 새로운 간 기능 개선제인 '리버만 프리미엄'을 발매했다고 밝혔다. 출처=동아제약

실리마린은 밀크시슬이라는 물질에서 항산화 기능을 갖는 플라보노이드 종류의 화합물이다.

레가론에 함유된 이 물질은 동아제약이 새롭게 선보인 간 기능 개선제 ‘리버만 프리미엄’에도 포함돼 있다. 리버만 프리미엄의 주성분은 밀크시슬 350mg(실리마린으로 196mg)이다.

실리마린은 독성간질환, 간경변, 만성간염과 같은 질환의 보조치료에 효과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밀크시슬이 ‘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면서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물질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최근 간 기능 개선제를 내놓은 동아제약 관계자는 "실시마린을 사용한 일반의약품 간 기능 개선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라면서 "실시마린을 원료로 만든 의약품 중에서 소비자가 인식하는 1등 제품이 없으므로 리버만 프리미엄을 시장 리딩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시마린을 원료로 만든 간 기능 개선제는 대웅제약의 리버골드 파워, 유한양행의 에너리버, 부광약품의 레가론 등이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간에 무리가 많은 직장인 등 간 건강을 우려하는 모든 분에게 추천한다”고 밝혔다. 리버만 프리미엄이 간 기능 개선제 시장에서 대웅제약의 우루사와 부광약품의 레가론 등 두 강자를 위협해 삼파전이 벌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