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장에서 후렌치파이를 만났습니다. 필자의 대학 시절 후렌치파이를 좋아하던 친구가 생각나더군요. 당시에 학생들은 친구를 만나면 술잔을 기울이며 긴 대화를 했는데, 색다르게 이 친구를 만나면 김치찌개에 소주보다는, 커피에 바삭한 과자를 먹곤 했습니다. 술을 전혀 못하는 친구였죠. 특히, 친구의 단골메뉴는 후렌치파이처럼 달달하고 바삭한 스타일의 과자였죠. 강의장에서 만난 후렌치파이 하나가 아주 오래 전 기억 한 조각을 끄집어내 주더군요. 또 가끔 들려오는 그 시절 노래에서 잊었던 추억 하나를 불러오기도 하고, 책장 서랍에서 우연히 발견한 멈춘 시계에서 그리운 아버지도 추억하곤 합니다.

평범한 브랜드가 특별한 브랜드로 되는 것은 모두 자신만의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브랜드 스토리는 이렇게 소비자의 사연으로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브랜드에서 소비자에게 이런 추억을 끄집어내기 위해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바로 브랜드가 메시지를 스토리로 구체화해 소비자의 인식 속에서 기억하게 하고, 브랜드 체험을 통해 스토리를 느끼게 하는 방법입니다.

 

#1. 스토리로 기억하게 하라, 메시지의 구체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인지와 인식입니다. 즉,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쉽게 기억시키고 쉽게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스토리텔링은 이 목적 달성을 위한 가장 뛰어난 전략입니다. 그래서 브랜드 전략 중 하나인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브랜드 메시지를 소비자의 인식 속에 구체적으로 그려지게 하는 것입니다. 마치 한 장의 그림이나 한 편의 동영상을 만들어 주어 오랫동안 기억하게 하고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스토리텔링 활용을 잘하는 생활용품업체 ‘락앤락’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밀폐력을 보여주기 위해 지폐를 넣은 락앤락을 물이 가득 담긴 어항에 넣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슈퍼 레제로(Super Leggero)’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의자임을 보여주기 위해 한 여성이 손가락 하나로 의자를 들었습니다. LG전자 ‘코드제로싸이킹’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흡입력 무선청소기를 보여주기 위해 한 암벽등반가가 무선청소기를 메고 33층 빌딩을 올랐습니다. 또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보일러가 지구를 지키는 친환경 보일러임을 보여주기 위해 지구를 지키는 수퍼맨을 등장시켰습니다. 모두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쉽게 기억시키고 이해시키기 위한 스토리텔링입니다.

#2. 스토리로 느끼게 하라, 브랜드 체험

브랜드 스토리는 소비자에게 브랜드 체험을 줍니다. 브랜드 체험이란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 제품을 살 때나 사용할 때, 브랜드 이벤트에 참여할 때 그 브랜드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느끼는 것입니다. 브랜드 체험은 소비자가 제품 기능을 넘어 브랜드가 지닌 감성을 느끼게 해 브랜드에게 좋은 감정을 갖도록 하는 브랜드 전략 중 하나인 스토리두잉(Story-Doing)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피, 공정무역 ‘아름다운커피’에서 커피를 마시는 우리는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유기농 콩농장 체험 프로그램인 샘표 ‘아이장 캠페인’에 참여한 우리는 가족 건강을 생각하는 좋은 부모가 될 것입니다. 가슴 시리고 애달픈 용이와 월선의 사랑이 남겨진 ‘월선네 모던주막’에서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대하소설 <토지>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어머니의 당뇨가 걱정되어 개발한 팥초콜릿 ‘팥콜릿’을 부모님에게 선물하는 우리는 효심이 가득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많은 중년 여성에게 행운의 징표가 된 헤어웨어 ‘씨크릿우먼’을 입으면 행운의 여신 티케(Tyche)가 될 것입니다. 또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질주하는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카우보이가 될 것이며 드론, 디지털카메라, 게임기, 스피터, 세계 맥주, 싱글몰트 위스키, 고풍스런 바버숍, 펍(Pub)이 있는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에 가면 어느새 당신은 어린 시절 액션히어로가 될 것입니다.

브랜드 스토리는 브랜드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며, 브랜드 감성을 몸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브랜드 전략입니다. 무선청소기를 메고 33층 빌딩을 오르는 등반가 광고와 지구 온난화와 싸우는 슈퍼맨 아빠가 날아다니는 광고를 보면서 우리는 강력한 흡입력의 무선청소기와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를 기억하게 됩니다. 또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고, 가족과 캠페인에 참여하고, 모터사이클을 타고, 액션히어로 일렉트로맨과 쇼핑을 하면서 우리는 어느새 가슴 속에 그리던 주인공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