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중국산 게임의 한국 시장 점령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에서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 한국으로 넘어와 국내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덕분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순위를 보면 심심치 않게 중국 개발사에서 개발한 게임을 찾을 수 있다. 6월 27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TOP 20 중 6개가 중국산 게임이다. 그중 몇몇은 TOP 5에 들어가 있다. 중국은 한국 게임을 가져가 중국 내에 배급하던 나라가 아니라 게임을 기획, 제작, 수출하는 게임 강국으로 변신했다. 중국 게임이 한국 유저들에게 갖는 소구력은 무엇일까? 한국 게임시장에 상륙한 중국 게임의 강점을 보고 한국 게임의 돌파구를 모색해본다.

모바일 게임 강국 중국의 한국 안방 점령

한국무역협회가 올해 6월 1일 발표한 ‘중국 게임 산업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게임 시장 규모는 2036억위안(한화 약 35조원)을 기록했다. 중국 게임 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23% 성장했지만 지난 5년간 연평균 27.6%, 문자 그대로 폭발적인 성장을 해왔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가 계속 늘어나면서 중국 게임 산업의 과반을 차지한다. 2017년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1161억위안(한화 약 20조원)으로 전체 게임시장의 57%로 나타났다.

새로운 게임이 속출하고 수출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신규 게임 수는 9800여개로 이중 중국산이 9310개였고 수입 게임은 490개에 불과했다. 장르별로는 모바일 게임이 96%, 브라우저 게임이 2.3%, 클라이언트 게임이 1.5%였다.

중국 게임의 수출도 폭발하듯 신장했다. 중국 음향디지털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중국산 게임 수출액은 18억2000만달러(한화 약 2조원)였으나 지난해엔 82억8000만달러(약 9조원)로 5년 사이에 약 4.5배 증가했다.

중국 게임이 한국으로 꾸준히 들어오고 있으며 많은 한국 유저들이 중국 게임을 즐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한국 게임콘텐츠 수출은 6091만달러(한화 약 679억원)다.

 

지난해엔 2000억원에 육박했다. 모바일 비즈니스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IGAworks)가 발표한 ‘2017년 국내 중국 모바일 게임 성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구글플레이에 출시된 중국산 모바일 게임 수는 총 136개로 나타났다. 2016년 114개보다 22개 늘어났고 월평균 10개 이상이 출시된 셈이다. 이들 게임의 연간 총 매출액은 2016년보다 74% 늘어난 196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상반기에 68개, 월평균 6.8개의 중국산 게임이 구글플레이에 출시된 만큼 올해도 중국 게임 매출액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 모바일 게임들은 중국 시장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에 단 한 건의 판호(영업허가권)를 내주지 않았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로 인한 한한령 등 정치적 문제로 한국산 게임을 들여보내주지 않을 뿐더러, 중국이 추구하는 서비스 형식이 한국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란 설명이 나온다.

국내 맹활약 중인 중국 게임은?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마켓에서 가장 활약하고 있는 중국 개발 게임은 국내 게임 개발 업체 웹젠의 MMORPG ‘뮤 오리진2’다. 뮤 오리진2는 6월 27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3위, 앱스토어 매출 5위를 달리고 있다. 이 게임은 중국 개발사 천마시공이 웹젠이 가지고 있는 ‘뮤’ IP(지식재산권)를 이용해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중국산 게임이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말은 옛말이다. 그래픽과 타격감 모두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전작인 ‘뮤 오리진’은 웹젠의 주요 수입원으로 충분한 역할을 했으며, 이번 뮤 오리진2의 흥행이 이어진다면 전작 성공의 영광을 재현할 것으로 보인다.

MMORPG에서 강세를 보이는 또 다른 게임으로 그라비티가 서비스하는 ‘라그나로크M’이 있다. 이 게임도 그라비티의 온라인 PC게임 ‘라그나로크’의 IP를 이용해 중국 개발사 심동 네트워크와 상하이 드림스퀘어가 같이 만들었다. 지난 3월 출시해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 라그나로크를 즐기던 유저들도 꽤나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게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게임 덕분에 그라비티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한 66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46% 증가했다.

중국 게임업체 넷이즈가 개발하고 가이아모바일코리아가 서비스하는 MMORPG ‘이터널 라이트’의 반응도 꽤 좋다고 한다. 이 게임은 블리자드의 명작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를 만든 개발진이 참여했다고 해서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그래픽이나 게임 진행 방식에서 와우와 닮은 부분이 많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이터널 라이트는 최근 꾸준히 매출 순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모바일 RPG ‘소녀전선’은 국내에서 최초로 중국 게임이 한국 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게임이다. 지난해 출시 후 반 년 만에 올해 1월 앱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 등 굵직한 국내 MMORPG를 제쳤다. 이 게임은 선본네트워크가 개발했고 심동 글로벌이 서비스한다. 유저들은 이 게임의 선택성 과금모델이 게임의 인기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미소녀 애니메이션 마니아층을 잘 겨냥한 개발도 게임 흥행의 원인이다.

추앙클이 개발한 RPG ‘왕이되는자’는 지난 4월 출시돼 6월 27일 기준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매출 각각 18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팀탑게임즈가 개발한 ‘삼국지M’은 출시한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공식카페 회원수가 9만명을 넘었다. 새로운 대형 신작도 출격했다. 드림오브드래곤게임즈가 개발한 MMORPG ‘야망’이다. 야망은 중국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순위 TOP 10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국내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