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송현주 인턴기자]미북 정상회담 후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개성공단 재개 논의는 성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26일 오전 10시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남북경협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연 ‘남북경협 컨퍼런스’에서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처럼 조심스런 견해를 나타냈다.

‘남북경협 컨퍼런스’에는 남북관계 전문가들과 35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해 남북의 경제협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컨퍼런스의 사회는 대한상의 민간 싱크탱크 '지속성장 이니셔티브(SGI)' 서영경 원장이 맡았고, 산업연구원(KIET) 이석기 선임연구위원과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문수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숭실대학교 이정철 교수, KDB산업은행 김영희 북한경제팀장, 통일연구원 김석진 연구위원, 통일부 남북경협과 조성묘 팀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북한과의 경협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의 이석기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관리체계 개편과 남북경협에 대한 시사점’ 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북한 경제관리체계는 시장친화적으로 개편 중”이라고 평가하고 “계획의 수립과 수행과 평가, 가격 책정과 판매, 소득분배 등에서 기업 자율성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B산업은행 김영희 북한경제팀장은 “북한의 협상자세에서 과거와는 다른 진정성이 느껴진다”면서 “북한이 과거처럼 보상만 얻으려고 한다면 국제사회의 제재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이후 대화를 재개하려면 더 많은 양보가 필요하므로 북한이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섣부른 경협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을 위해 북한의 제재해제와 북한 내 제도구축 등이 필요해 현 시점에서 개성공단 재개논의는 성급하다고 분석했다.

통일연구원 김석진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북한내 경협여건 마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일부 기업은 북한의 내수시장 진출이 바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과세나 행정허가, 부동산점유 등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행정 프로세스가 정착되기까지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UN제재가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앞서 전향적 조치를 하면 국제적 합의를 깨는 것”이라면서 “개성공단 재개 등 본격적인 경협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