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동전사 건담 디 오리진 Ⅵ 탄생 붉은 혜성 스틸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에게 첩보 영역을 넘어서는 새로운 병과로 우주군(Space Force) 창설을 감독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 개발 문제를 국가 안보의 문제로 규정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보다 앞서나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방비로 1000조를 쓴다고 알려져 별칭 ‘천조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이 SF소설이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등장하는 우주전투군을 창설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국가우주위원회(NSC)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미국이 우주를 지배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여섯 번째 병과로 우주군을 창설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시작할 것을 지시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병과는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 등 5개 과가 있다.

미국은 현재 우주를 무대로 군사, 첩보 활동 분야를 세분화해 군사작전 능력을 지구 영역밖에까지 넓혔다. 미국과 캐나다가 함께 창설한 항공우주 공동방위조직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있고, 미공군우주사령부(AFSC), 우주국가안전보장국, 군사위성통신지휘부, 중앙우주작전센터, 미공군 우주전투 연구소 등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우주에 쏘아올린 군사위성의 관리와 첩보, 조기 경보 시스템 등을 운용해 적국의 미사일 무기 활동 감시 등을 하고 있다. NORAD는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가 있을 때마다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창설 감독을 지시한 우주군은 위와 같은 군사첩보용 병과가 아니라 실제로 우주에서 전투를 할 수 있는 우주전투병과에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은 국제연합(UN) 우주조약에 가입하고 있고, 의회 통과 등 절차가 남아 있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우주조약은 1967년 UN에서 제정됐다. 이는 “지구 주위 궤도에 핵무기나 어떤 종류의 대량살상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무기를 우주공간이나 다른 천체에 위치하는 것과 군사기지 설치, 요새화와 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주군을 창설하려면 의회의 예산 승인을 받아야 한다. 빌 넬슨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고맙게도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 없이 우주군 창설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성은 우주군 창설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나 화이트 미국 국방성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방자문위원회는 공군, 육군, 해병대와 해군의 정보 활동에 영향을 주는 이 사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의회와 협력하면서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담아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정부 예산과 우주에 대한 민간 투자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우주는 지상, 영공, 해상에서처럼 전쟁을 일으키는 영역”이라면서 “우리에게는 이미 공군이 있다. 우리는 앞으로 우주군을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군 창설은 우주영역에서 패권다툼과 더불어 방위산업 등과 연계된 계획일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항공‧방위산업 기업인 보잉과 경쟁사 록히드 마틴이 우주발사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합작벤처인 런치 얼라이언스(ULA)를 비난했다.

ULA는 델타(Delta) 2, 4 등의 로켓으로 미국 정부가 필요로 하는 우주발사체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 2014년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물자를 운송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논의에서 “나는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보잉과 록히드 마틴이 협력하는 게 싫다”면서 “우주군 창설에 있어 두 회사의 협력은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대기업의 합작이 싫다. 우리는 이에 대해 앞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