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미국의 이란핵협정 탈퇴로 다시 이란에 경제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한국 초경질원유(콘덴세이트) 시장을 흔들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자 이란의 최대 고객 중 하나다. 한국의 대표 정유회사인 SK이노베이션,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는 미국이 이란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하기 전에 서둘러 2개월 분량의 공급물을 확보했다.

미국의 원유수입업자들이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에 대한 제한 등을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유사의 앞선 조치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시장에 대한 제재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자극할 수 있다. 전문가는 한국의 선제조치로 콘덴세이트 공급이 제한된다면, 이는 아시아 지역의 “재앙”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에너지 컨설턴트 기업인 FGE(Facts Global Energy)의 덴 시아릴 애널리스트는 20일(현지시각) “한국인들은 이란 외의 다른 나라로부터 콘덴세이트 수입에 난항을 겪을 상황에 직면했으며, 콘덴세이트로 나프타를 만드는 대신 나프타를 직접 구매하는 것을 대안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3분기 미국산 콘덴세이트 수입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유회사는 아직 미국산 콘덴세이트 7월 분을 수입하지 않고 있다.

정유기업들은 나프타를 직접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광범위한 소비재 생산에 사용하는 석유화학제품 생산의 핵심이다. 이는 콘덴세이트를 정제하면서 부산물로 생산됐지만,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이 제한되면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 표준 화물 크기가 25,000t이라는 가정에 근거한 나프타 수입량. SK이노베이션은 최소 8개의 화물을 구매했고 한화는 14개와 현대 1개를 구매했다. 출처=블룸버그

한화 토탈의 나프타 구매량은 지난 2월 다섯 선박 분량에서 7월 14선박 분량으로 세 배 가량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는 8월부터 나프타를 구매할 것으로 알려졌고, SK이노베이션은 7월과 8월물을 최소 여덟 선박 분량 구입했다.

나프타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이란에 제재 조치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 토탈은 지난 4월 일본 도착가격(C&F Japan) 기준으로 약 9달러를 지불했지만 최근 나프타 8월물은 17달러에 구입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에너지 애스펙트(Energy Aspects Ltd)는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이란의 원유 공급량을 대체하기 위해 700만배럴의 콘덴세이트나 350만배럴의 나프타를 다른 곳에서 수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