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코스피 지수가 확정 주가순자산비율(trailing PBR) 1배에 근접한 상황이다. 역사적으로 코스피는 PBR 1배 수준에서 강한 지지력을 보였다.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반면, 경제성장률 둔화로 코스피의 상승 전환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수출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 증시의 하향압력이 높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스피 시가총액은 1561조원을 기록했다. 지난 12일(증시 본격 하락 전) 1649조원 대비 5.3% 하락한 수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인상 등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결과다.

▲ 확정 PBR과 코스피 추이 [출처:하나금융투자]

증시가 하락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확정 주가순자산비율(trailing PBR) 1배 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도 강한 지지력을 보였던 구간이다. 증시가 하락을 멈추고 재차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경제지표는 코스피 지수 상단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코스피 시가총액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92.8%를 기록했다. 경기과열 국면이었던 2007년(91.2%) 이후 최고치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3%로 가정할 경우 GDP/시가총액 비율(21일 시총 기준)은 87.5%다.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돋보이나 추세적 상승을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 GDP와 코스피 시가총액 비교 [출처:한국은행, 한국거래소]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증시 부진은 대외 변수가 영향을 미쳤다”며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시가 조정 받을만한 구간이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스피 지수는 원·달러 환율과 높은 마이너스(-)의 상관관계를 지닌다. 원·달러 환율은 2017년 증시 대세 상승장에서 줄곧 내림세(원화 강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추가 하락을 멈추고 최근에는 1100원 수준을 돌파했다. 코스피 지수는 역으로 하락했다.

원화 약세는 우리나라 수출 중심 경제구조에 긍정적이다. 다만, 환율 효과가 기업의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약 3~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G2 무역 분쟁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원하는 가운데 무역 분쟁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 등으로 지지율은 오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후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총 0.73% 절하했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응하는 셈이다.

위안화 추가 절하 기대심리는 제한적이지만 중국의 본격 대응 가능성도 존재한다. 중국에 수출하는 여타 국가들의 환율도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중국에 중간재 수출을 하는 한국도 원·달러 상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 중간선거까지 이러한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한국 수출은 환율보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 요인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경기 흐름이 가격 경쟁력(환율 수준) 대비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와 주요국 긴축 가속화 영향이 하반기 본격화될 것”이라며 “한국 수출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