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전국의 휘발유 판매가격이 국제유가 하락분을 수입함에 따라 9주 만에 하락했다.

국내 기름값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는 21일(미국 현지시각) 약세를 보였다.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은 배럴당 65.5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세계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배럴당 73.0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올해 4월 17일 이후 최저치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가입하지 않은 산유국을 이끄는 러시아가 산유국 카르텔인 OPEC과의 정례회의에서 “3분기에 한해 하루 150만배럴 증산을 제안한다”고 밝히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감산에 합의한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은 오는 22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 차질에 대비해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생산량이 증가하면 국제유가는 하락한다.

이란 비잔 남다르 장가네 석유장관은 이날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OPEC 회원국 이란이 증산에 반대하고 있지만, OPEC 주요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OPEC을 이끄는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유선물시장 애널리스트들은 OPEC과 비OPEC이 하루 30만~60만배럴 규모의 증산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량이 1월 이후 최대치인 59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하자 OPEC과 비OPEC의 증산논의에도 유가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석유정보서비스업체인 베이커휴즈는 가동중인 미국의 원유채굴기 숫자가 863개라고 발표했다. 이는 2015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원유채굴기 숫자는 미국 원유생산량의 대리지표다.

▲ 2018년 6월 셋째 주까지 국내 휘발유 가격 추이. 출처=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

원유를 수입할 때 약 3주가량 시간이 필요해 국내유가에는 지난 국제원유값 하락분이 반영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보합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은 6월 22일 이달 셋째 주를 기준으로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0원 하락한 리터당 1609.1원이라고 밝혔다. 경유는 0.9원 내린 리터당 1410.1원, 등유는 0.6원 오른 리터당 939.8원이다.

상표별 판매가격은 최고가를 나타낸 SK에너지와 최저가를 보인 알뜰주유소가 모두 하락했다.

SK에너지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0.9원 내란 리터당 1625.1원이고, 경유는 0.8원 하락한 1425.9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알뜰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0.3원 내린 리터당 1587.1원이고 경유는 1.3원 하락한 리터당 1387.2원으로 최저가다.

▲ 6월 셋째 주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가와 지역별 휘발유값 비교표. 출처=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

지역별 판매가격은 최고가 지역인 서울과 최저가 지역인 경남이 모두 하락했다.

서울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7원 하락한 리터당 1694.4원으로 전국 평균 가격 대비 85.3원 높은 수준이다. 경남 휘발유값은 전주 대비 1.0원 내린 리터당 1586.2원으로 최고가 지역인 서울 대비 108.3원 낮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전주 대비 1.0원 하락한 리터당 1609.1원이다.

한국석유공사는 “국제유가는 개최예정인 OPEC 정기총회에서 산유국들의 감산완화와 증산 가능성 증대 등으로 하락했다”면서 “국내제품가격도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