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관심을 모은 네네치킨과 bhc의 치즈맛 치킨 관련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이 판결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이 소송은 bhc의 승소로 마무리 되는 듯 했으나, 네네치킨은 부정경쟁방지법을 근거로 추가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다시 한 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네네치킨의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네네치킨과 bhc의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은 bhc의 승소로 마무리 되는 듯 했지만, 네네치킨이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추가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출처= 각 사

22일 치킨업계와 특허청 등에 따르면, 특허법원은 21일 네네치킨과 bhc의 특허권침해소송에서 bhc의 손을 들어줬다.

네네치킨은 2009년 치킨업체 최초로 분말양념제품인 ‘스노윙 치즈’ 제품을 출시했다.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2013년 대히트를 쳤고, 기술 보호를 위해 2014년 10월 특허를 출원해 지난해 1월 특허 등록이 됐다.

bhc는 2014년 11월 분말양념 제품인 ‘뿌링클’ 치즈제품을 출시했다. 2014년 공중파 광고를 시작해 출시 1년만에 660만 마리가 팔렸다. 뿌링클 출시전인 2013년 827억에 불과했던 매출은 1840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경쟁사들도 너나없이 미투상품을 내놨다. 치즈맛 치킨의 전성기였다.

수많은 미투 제품 중에서 bhc의 뿌링클이 문제가 된 것은 바로 지난해 8월 bhc가 한 신문사에 언급한 ‘bhc가 치즈맛 치킨의 원조’라는 문구다.

bhc 관계자는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는 열풍공급단계와 오븐가열단계가 포함돼 있어 이를 제욍한 bhc의 뿌링클 치킨의 조리방법은 특허권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네치킨 관계자는 “특허 청구범위에 기재돼 있는 구성요소와 일치하지 않더라도 특허의 사상이 동일한 기술 범위에 속한다”는 균등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은 지난해 bhc가 치즈맛 치킨의 원조라 밝힌 것에 대한 경고”라면서 “이번 소송은 패소했지만 부정경쟁방지법을 근거로 추가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중소, 벤처, 스타트업 등 사회적 약자의 아이디어를 침해하는 부정경쟁행위(상품형태·영업외관모방)에 대해 제품 생산과 판매 중지를 포함한 시정권고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지난해 7월이 시행했다.

김태만 특허청 차장은 당시 상품형태 모방행위는 비용과 노력 없이 선행개발자의 시장 선점으로 인한 이익을 훼손하고 선행개발자의 이익에 무임승차하는 부당한 행위라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bhc 관계자는 “이미 법에서 결정 난 것인데 필요 없는 소모전을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고, 추가 대응을 한다면 우리도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면서 “지난해 ‘치즈맛 치킨의 원조’라는 문구는 bhc의 공식 발표문이 아닌 해당 신문사 기자의 언급임을 밝혔지만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는 네네치킨 측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부정경쟁방지법을 근거로 추가 소송을 한다는데 네네치킨은 중소기업도, 스타트업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반면 일각에서는 네네치킨의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치킨업계 빅3의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네네치킨만 매출이 줄어든 유일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교촌(3188억원), bhc(2391억원), BBQ(2353억원)은 각각 9.5%, 2.8%, 7.1%의 매출 성장을 보인 반면, 네네치킨은 지난해 매출 555억원을 기록하며 2.2% 하락했다. 

네네치킨을 운영하는  '혜인식품'은 지난 2015년 매출이 600억원을 넘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4년 문을 연 신규 매장은 103곳인 반면 2016년에는 24곳으로 크게 줄었다. 동기간 계약해지도 14건에서 32건으로 급증했다. 이와 같은 이유도 네네치킨의 노이즈마케팅이 힘을 싣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통상 신제품이 나오면 식품업계에서는 원조 기업은 미투 제품이 나오기를 내심 기대한다”면서 “유사 제품이 나와야 시장이 커지고 제품의 대중화가 빨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