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개발사 펍지의 히트작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프로 e스포츠 대회가 올해 본격 열렸다. 상반기 대회가 곧 끝날 예정이다. 지난 3월 펍지는 3개 대회 총 5개의 프로투어를 예고했다. 게임의 명성에 비해 아직 큰 화제성은 부족해 보인다. 대회를 거치며 중계방식과 재미 요소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펍지와 e스포츠 관련 업계에서는 그에 대한 개선 노력을 하는 모습이다.

▲ 배틀그라운드 메인 이미지. 출처=펍지

국내 배틀그라운드 대회는 크게 세 개다. 아프리카TV에서 진행하는 APL(AFREECATV PUBG LEAGUE), OGN의 PSS(PUBG SURVIVAL SERIES), 스포TV게임즈의 PWM(PUBG TOURAMENT FORMAT)이다. APL과 PSS는 상반기 2시즌이 준비됐고, PWM은 한 시즌(5월14일~6월13일)으로 끝났다. 리그당 한 시즌의 총상금규모는 1억원이며, 1위팀 상금은 4000만~6000만원 수준이다. 다음달 글로벌 대회인 글로벌 인비테이셔널(PGI)도 하나 앞두고 있다. 대회기간은 다음달 25일부터 29일까지이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총상금은 200만달러(약 22억2000만원) 수준이다. 국내 대회에는 30~40여 프로팀이 참가하며 일부 해외 팀이 포함된다.

현재 국내 e스포츠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의 롤 챔피언스 코리아는 지난 2012년 총상금 2억원 규모로 시작했다. 

배틀그라운드 대회의 성패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배틀 로얄’이라는 게임의 특성 탓이다. 배틀 로얄이란 한 명 또는 한 팀이 살아남을 때까지 플레이하는 게임 방식을 말한다. 배틀그라운드에선 한 게임에 100여명이 참가한다. 이런 장르는 e스포츠에서 없었던 장르다. 국내 e스포츠 시장을 현재 수준까지 끌어올린 1등 공신 ‘스타크래프트’는 1대1 경기가 주를 이루고, 팀전을 해도 2대2 정도다. 리그오브레전드는 5대5 팀 게임이다.

참가 인원이 많다 보니 게임을 중계하는 과정에서 놓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는 게 주요 지적 중 하나다. e스포츠에선 ‘보는 재미’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얼마나 풍성하게 보여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배틀그라운드 경기는 한 게임에 약 20개 팀이 동시에 경기를 선보이므로 리그가 시작되도 매일 경기를 치르지 않고 일주일에 2일정도 경기 일정이 있다. 펍지는 시청자들이 시즌이 열렸을 때 최대한 매일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여러 개의 리그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법으로 해소한 듯 보인다. APL리그는 금, 토에, PSS는 일, 월에, PWM은 월, 수에 경기 일정이 있는 식이다. 

배틀그라운드 프로팀을 창단한 구단들은 배틀그라운드가 가지고 있는 인기와 커지는 e스포츠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떠오르는 문제들을 인정하면서도 그것들을 개선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830억원이었다. 2015년(722억원)보다 14.9% 성장했다. e스포츠 시장은 커지고 있다.

‘액토즈 스타트’를 창단한 액토즈 소프트 측은 “이미 자리 잡은 e스포츠 종목보다는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배틀그라운드 게임단을 먼저 창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프로팀 ‘아레나’를 인수한 오피지지는 다른 게임종목도 프로구단을 창단했지만 그중 배틀그라운드를 가장 먼저 창단했다. 오피지지는 그 이유를 배틀그라운드의 게임성이 탄탄하고 화제성이 크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e스포츠 전문기업 콩두컴퍼니도 ‘콩두 레드도트’팀을 운영한다. 콩두컴퍼니 관계자는 “현재 게임 중계에 한계가 존재하는 건 맞다. 그러나 게임 자체에 대한 재미는 인정을 받았고, e스포츠와 펍지 측의 개선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시간을 좀더 두고 지켜보면 발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펍지 측은 좀더 길게 보고 e스포츠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펍지 관계자는 “올 상반기 대회를 치르며 구단, 선수, 커뮤니티 등에서 나온 피드백을 차차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 대회부터는 좀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