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아마존 AWS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석권한 AWS가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위한 숨 고르기에 돌입한 가운데 피터 무어 AWS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공부문 총괄을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AWS 공공부문 서밋 현장서 만났다.

피터 무어 총괄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AWS가 막강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어 총괄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만 총 5개의 리전을 가지고 있으며, 공공부문 역량을 조금씩 키워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나라와 협력해 클라우드와 관련된 정책 수립에도 참여하는 중이다.

▲ 피터 무어 AWS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공부문 총괄이 로컬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AWS

피터 무어 총괄은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도입이 시대적 명령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AWS와 같은 클라우드는 기존 온-프레미스와 달리 초기 막대한 투자가 필요없고, 기술을 빠르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서 “공공부문의 일부인 정부부터 비용 절감과 투명성 등을 담보하는 클라우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공공부문 클라우드 시장에는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 차원의 조달과 관련된 규칙이 지나치게 딱딱하다”면서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는 부합할 수 있는 규칙이지만 클라우드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주와 싱가포르 등 일부 나라에서는 공공 클라우드 도입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으나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그는  “매력적인 ICT 플랫폼과 빠른 인터넷 속도, 수준있는 경제를 가진 한국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도입을 꺼리는 대표적인 이유는 보안이다. 피터 무어 총괄은 “클라우드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보안 때문에 클라우드를 택하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20일 테레사 칼슨 총괄 부사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주장한 내용과 동일하다. 피터 무어 총괄은 “온-프레미스 최고의 보안이 AWS와 같은 클라우드 최악의 보안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말이 일상적으로 들리는 시대”라면서 “AWS는 한국에서 정부의 보안인증을 받았으며 풍부한 노하우와 강력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AWS가 미국 기업이라 공공부문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피터 무어 총괄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AWS를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은 자주 들었지만,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문제의 핵심은 AWS가 데이터를 다른 곳에 은밀히 흘리는 등의 의혹이 있는데, 만약 사실이라면 지금의 AWS가 거둔 성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AWS의 모회사인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경쟁자는 넷플릭스”라면서 “흥미로운 지점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넷플릭스 모두 AWS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만약 AWS에 문제가 있었다면 넷플릭스가 AWS를 사용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AWS가 미 정부와 많은 일을 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이지만 이미 싱가포르나 중동, 남미의 국가들도 속속 AWS 중심의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을 구사하는 중이다.

국내 공공 클라우드 구축에 있어 AWS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이유는 국내 클라우드 산업 진흥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논리다. AWS가 공공부문에 들어올 경우 토종 기업들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무어 총괄은 “AWS가 들어오면 한국내 기업들도 모두 긍정적일 것”이라면서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AWS의 인프라를 활용해 세계 어디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우리와 경쟁자인 기업들도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어 총괄은 “AWS는 로컬 사업자와는 차원이 다른 노하우와 규모의 경제, 글로벌 인프라를 자랑한다”면서 “많은 기업들이 정부와 관련된 서비스를 출시한 후 이를 로컬 클라우드에서만 작동한다면 확장성에 한계가 있으나, AWS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태평양에 AWS 존재감을 배가시킬 수 있는 클라우드 인력양성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무어 총괄은 “이미 AWS 에듀케이트와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한국의 많은 대학들과 연계해 클라우드 인재양성에 집중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각 거점의 인력양성을 위한 지원으로 AWS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무어 총괄은 국내 공공부문, 특히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그는 “AWS는 낮은 비용으로 글로벌 진출을 빠르게 도와주는 플랫폼”이라면서 “정부가 로컬 사업 발전만을 위해 로컬 사업자만 지원하면, 그 위에서 움직이는 많은 서비스들은 모두 내수용으로 전락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클라우드의 경쟁력에 눈을 뜨고 AWS를 적극 도입할 경우 다양한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수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에 마중물이 되어야 한국 ICT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클라우드의 강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받아들이는 한편, 글로벌 인프라를 가진 AWS를 도입해 다양한 비즈니스 서비스 플랫폼의 외부 진출을 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